논단

제39회 한국교회 인권상 시상식 인사문

작성자
최형묵
작성일
2025-12-05 14:28
조회
900
한국교회인권센터 제39회 인권상 시상식 인사문
2025년 12월 4일(목) 오후 6시 / 기독교회관 조에홀
수상자: 평화운동가 해초(김아현)








최형묵(한국교회인권센터 이사장)

‘한국교회 인권상’은, 1974년 이래 한국 사회에서 인권운동의 선구적 역할을 맡아온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위원회’의 활동과 그 정신을 바탕으로 하여, 생명의 존엄과 인권 존중을 실현하기 위해 헌신해 온 분들(개인과 단체)에게 수여하는, 유서깊은 인권상입니다. 오랫동안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상’으로 불려 왔으나, 지난해 곧 2024년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가 그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한국교회 인권센터’로 개명하면서, 상의 이름도 ‘한국교회 인권상’으로 바꿨습니다. 하지만 이전의 역사와 그 의미를 그대로 이어받아 올해로 39회째를 맞이합니다.

이번 수상자로는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구호 선단에 합류한 해초(김아현)님을 선정하였습니다. 이례적으로 많은 후보들이 추천되었고, 생명의 존엄과 인권의 존중을 위한 활동에서 그 비중의 차이를 가늠하기 어려웠습니다. 누가 수상자로 선정되어도 모두 충분한 자격을 갖춘 분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만장일치로 젊은 평화운동가 해초님을 선정하였습니다. 어쩌면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처참한 비인도적 상황 가운데 처해 있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현실을 알리고 그들과 연대하는 용기 있는 활동이 우리 사회에 귀감이 된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그의 용기와 헌신을 높이 평가하면서, 무엇보다 그가 연대의 손길을 내민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처해 있는 극한의 비인도적 상황에 우리 사회가 관심을 기울이고 연대하고자 하는 뜻을 담았습니다. 이 세계의 도덕적 실패와 위선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곳, 사람들이 외면하고 침묵해 온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상황을 주목하고 그들과 연대하고자 하는 뜻입니다. 그의 발걸음도 중요하지만 그의 발걸음이 가닿고자 했던 땅의 사람들의 현실을 주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할 것입니다. 손끝이 가리키는 달을 보고자 하는 뜻입니다. 수상자께서도 그 뜻에 동의하리라 생각합니다.

가자지구 구호선단 운동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해상 봉쇄가 불법적이고 비인도적임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봉쇄의 무조건적인 해제를 요구하며 인도적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2008년 이래 지속된 이 운동 과정에서 2010년에는 구호 선단이 공해상에서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아 9명의 활동가가 사망하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이 운동은, 비폭력 직접 행동을 통해 가자지구의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와 이스라엘 점령의 실상을 전 세계에 알리며, 이스라엘의 봉쇄 해제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그 운동에 함께하는 것은, 인종주의에 근거한 ‘제거’와 ‘인간성 말살’의 점령정책과 이를 실행하는 군사주의와 폭력에 저항하는 것을 뜻합니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 집단학살, 강제이주, 각종 참사를 초래하는 불의한 구조, 혐오와 차별에 저항하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기에 세계 모든 사람에게 공통되는 윤리적 일관성을 지키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12.3 비상계엄 1주년에서 하루 지났지만, 여전히 군사주의와 폭력의 어두운 그늘이 청산되지 않고, 차별과 혐오의 논리가 횡행하는 한국 사회에도 중대한 의미를 지닙니다. 더불어 그에 동조하는 일부 한국 교회에도 커다란 경종의 의미를 지닙니다.

이번 주간은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시는 길을 예비하는 대림절 첫 주간입니다. 예수님이 태어나신 베들레헴에서 목회하며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처해 있는 극한의 비인도적 상황을 세계에 알리고 있는 문터 아이작 목사는 말합니다. “만약 그리스도께서 오늘 태어나신다면, 그는 가자의 잔해 속에서 태어나실 것이다.” ‘잔해 속의 그리스도’에 대한 증언입니다.

오늘 우리 모두 그 의미를 새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자리는 고통에 처한 이들과 연대한 젊은 평화운동가 해초님의 용기와 헌신을 격려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무엇보다 그가 함께하고자 한 사람들과 연대하고자 하는 뜻을 함께 나누기를 바랍니다. 그 마음으로 이 자리에 함께한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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