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교양강좌

우리 교회의 공동예배 형식

작성자
최형묵
작성일
2026-05-06 16:50
조회
175
2026년 상반기 천안살림교회 수요 인문강좌
종교영화 보며 우리 교회 깊이알기
2026.5.6.(수) 오후 7:00시 / 최형묵 목사

우리 교회의 공동예배 형식

1. 예배의 의미

예배는 신앙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직접적 계기라는 측면에서든 교회의 본질적 사명이라는 측면에서든 예배는 교회공동체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2. 천안살림교회 예배 형식의 기본 틀과 취지

천안살림교회 예배양식은 세계의 모든 교회가 공통으로 드릴 수 있는 예배를 지향한 리마예식의 취지를 따르되, 그것을 간소화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리마예식(Lima Liturgy)은 1982년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 열린 세계교회협의회(WCC)의 ‘신앙과 직제 위원회’ 총회에서 채택한 “세례, 성만찬, 사역”(Baptism, Eucharist, Ministry)의 ‘리마문서’중 예식 부분을 뜻한다. 그것은 말씀과 성만찬을 동등한 비중으로 삼는 것을 요체로 하며, 이를 따르는 것은 에큐메니칼한 세계교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공통의 예배정신을 따르려는 취지를 지닌다.
이에 더하여 우리 교회는 가능한 한 ‘시대정신’을 바탕으로 하여 ‘공동체 참여’를 중심으로 하는 예배를 지향한다. 시대정신을 바탕으로 한다는 것은 오늘 시대 상황에 대해 예민하게 관심을 기울이는 것을 뜻하는 한편 역사적으로 주어진 문화적 유산을 향유하고 그로부터 형성된 감성을 예배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것을 뜻한다. 그 바탕 위에서 회중이 능동적으로 자신의 몸과 마음을 드려 참여하는 예배를 구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물론 예배는 마땅히 하나님을 섬기는 것을 그 핵심으로 하고 있다. 그러기에 예배의 그 기본정신을 구현하되, 그 뜻을 더욱 극대화할 수 있는 오늘의 예배를 구현하려고 한다. 가톨릭교회가 ‘영성체’를 중심으로 하고 종교개혁 이후 개신교가 ‘말씀’을 중심으로 하는 예배를 구현해 왔다면, 오늘의 교회가 새로운 시대정신을 바탕으로 하여 ‘공동체 참여’를 중심으로 하는 예배를 드리지 못할 까닭은 없다.

3. 천안살림교회 예배의 고유한 내용들

우리 교회를 처음 찾은 이들은 찬송가 밖의 노래들과 전통 악기를 사용하는 점을 낯설게 느낀다. 2014년에 발간한 우리의 고유한 찬송가 <살림의 노래>는 애초 찬송가를 대체하는 취지로 엮어낸 것이지만 기존 찬송가와 병행하고 있다. 새로운 찬송가가 필요했던 것은 기존의 찬송가가 오늘 우리의 신앙을 충분히 표현하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찬송가는 그 가사가 지나치게 타계지향적이고 개인주의적 기복신앙에 치우쳐 있다. 다른 나라의 교회들도 꾸준히 새로운 찬송가를 엮어내고 있는 것도 한 자극의 계기였다. 그래서 엮어진 찬송가 안에는 민중적 복음성가 및 전통가락으로 만들어진 찬송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으니 전통악기로 반주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살림의 노래>가 출간된 지도 10여 년이 지나 더 보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성찬식은 세례와 상관없이 예배에 참석하는 회중 누구나 모두 참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것이 세례와 상관없이 누구나 동등하게 참여하는 개신교의 예배정신에 부합한다. ‘개방(open)’의 전통이든 ‘제한(closed)’의 전통이든 각기 그 선택은 존중받아야겠지만, 한 자리에 참여하고 있는 회중이라면 누구나 차별 없이 성만찬에 참여하는 것이 그리스도의 한 몸으로서 교회공동체의 정신을 온전히 구현하는 길이다.
공동체 참여의 정신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예배의 구성요소는 직분에 제한받지 않는 회중기도와 평신도 설교이다.
우리 교회의 공동예배중 대표기도는 장로 등 특정한 직분에 한정되지 않는다. 정제된 언어로 준비된 기도는 맡은 당사자에게는 스스로 삶을 하나님 앞에서 돌아보는 소중한 기회가 되며, 회중 모두에게는 큰 감동이 되기도 한다. 아마도 천안살림교회 구성원들이 어떻게 시대와 호흡하며 일상의 경험을 신앙적으로 성찰하고 있는지 가장 잘 보여주는 예배요소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예배에서 평신도의 적극적 참여와 능동성을 더욱 극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평신도 설교이다. 안수받은 목회자의 말씀만 배타적으로 하나님의 말씀과 동일시된다는 관념을 고집하지 않는다면 평신도의 설교를 배제해야 할 이유는 없다. 집사 직분으로 불리는 스데반도 설교하였다(행 7장). 물론 신학적 소양을 갖춘 목회자의 설교와 평신도의 설교 성격이 같을 수는 없다. 평신도 설교는 삶에서 우러나오는 신앙고백적 성격을 띠고 있어서 맡은 당사자에게는 더 깊이 자신의 신앙을 돌아보는 기회가 되며 회중들에게는 삶에의 공감 속에서 큰 감동을 누리는 계기가 된다. 이를 통해 평신도는 목회자의 입장을 더욱 잘 이해하게 되고, 신도들간 서로 삶에 대한 이해 또한 깊어져 공동체성을 더욱 강화하는 효과를 지닌다.

4. 예배에서 목회자의 역할과 설교

다른 교회에서 일반화되지 않은 예배 형식과 내용을 일정 부분 취하고 있기는 하지만, 전적으로 파격적인 것만은 아니다. 여전히 예배에서 목회자의 비중은 크고, 그만큼 목회자의 책임 또한 무겁다. 한국교회에서 목회자의 설교 비중은 지대하다. 대개 교회를 처음 찾는 이들이 목회자의 설교를 최우선하는 판단기준으로 삼듯 우리 교회를 처음 찾는 이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공동체 참여 중심의 예배를 지향한다 하더라도 목회자의 설교 비중을 소홀히 할 수는 없다.
우리 교회 예배 설교 본문은 헤른후트 형제단의 성서일과를 따르고 있다. 성서일과(聖書日課)는 매일 말씀을 묵상하기 위하여 구약성서, 시편, 서신, 복음서 순으로 성서를 읽도록 안내하는 전례를 뜻한다. 여러 전통이 있지만, 그 가운데 우리 교회는 헤르후트 형제단의 성서일과를 따르고 있다. 헤른후트 형제단은 체코 종교개혁가 얀 후스의 전통과 1457년 결성된 보헤미아 형제단 운동에서 비롯되었다. 가톨릭의 박해를 피해 독일로 이주한 형제단은 친첸도르프 백작을 만나 헤른후트에 정착했고, 그곳에서 공동체 생활과 세계 선교가 시작되었다. 헤른후트 성서 일과는 1728년 친첸도르프가 공동체에 전한 짧은 영적 문구에서 비롯되었으며, 1731년부터 매년 출간되었다. 친첸도르프는 이를 ‘주님과 공동체 사이의 지속적인 대화’라 불렀다.
우리 교회의 예배 설교는 기본적으로 성서 본문주석에 충실한 편이다. 그리고 그 말씀이 적용되는 현실의 사건들에 대한 통찰이 덧붙여진다. 물론 언제나 완전하게 준비된 원고에 근거하여 선포된다. 설교자의 입장에서는 예민한 시대정신으로 말씀의 뜻에 접근하고 있으니 만큼 언제나 양자의 균형을 맞추고자 애쓰고 있다. 신학자 칼 바르트는 “한 손에 성경, 한 손에 신문”이라고 하였다.

5. 과연 얼마나 다른가?

우리 교회가 지향하는 공동체 참여 중심의 예배를 온전히 구현하고 있을까? 여전히 전통적인 색채가 강한 것은 아닐까? 하나님을 섬기는 회중들의 예배의 정신을 지키는 한에서 좀 더 우리의 신앙을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예배를 구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해나갈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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