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한국교회 인권센터 ‘민주주의 발전 유공 대통령 표창’ 수상소감

작성자
최형묵
작성일
2026-06-10 19:57
조회
110
한국교회 인권센터 ‘민주주의 발전 유공 대통령 표창’ 수상소감
제39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2026.6.10. 민주화운동기념관)
최형묵(한국교회인권센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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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출범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위원회의 전통을 잇고 있는 한국교회인권센터가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상을 받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한국교회인권센터는 멍에를 질지언정 명예를 얻는 것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목사들이 어깨에 걸치는 스톨은 명예가 아니라 멍에를 나타냅니다. 인간 존엄이 훼손당하는 현장에서 그 당사자들과 함께하며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다면 그뿐이지 그에 대한 보상이나 명예를 기대할 일은 아닙니다. 그런데 상을 받게 되었으니 놀랄 일입니다.

더욱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통령으로부터 상을 받게 되었으니 더 놀랄 일입니다. 1974년 출범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원회는, 1973년 남산 부활절연합예배 사건, 1974년 민청학련 사건 및 인혁당 관련자 사형 등을 계기로, 국가폭력에 희생된 이들을 대변하고 인권 유린을 막아내기 위한 취지로 구성되었습니다. 국가권력과 각을 세우며 맞서는 일을 주로 맡아 왔습니다. 그런데 국가로부터 공을 인정받게 되었으니 놀랄 일입니다.

놀라운 K-민주주의의 성취 덕분입니다. 우리 사회가 민주화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과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원회가 국가폭력에 맞서 인권을 옹호하고 민주화를 위하여 분투하였던 그 뜻이 국가적 차원에서 실현되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12.3 내란을 극복하였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마땅히 감사할 일입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국가권력의 작위에 의한 인권 유린 대신에 부작위에 의한 인권 침해 현상은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생명안전기본법이 제정된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혐오와 차별을 규율하는 기본법인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지 않았고 국가보안법은 철폐되지 않았습니다. 기본권을 강화하고 권력을 견제하는 헌법 개정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사회적으로 불평등의 해소와 노동권의 보장, 차별과 혐오의 극복이 중대한 과제가 되었습니다. 부끄럽게도 교회에 의한 차별과 혐오를 넘어서는 일도 저희로서는 중요한 과제입니다.

한국교회인권센터의 수상은, 한 단체의 역할을 넘어 50여 년에 걸친 한국교회의 민주화운동과 인권운동을 기억하고 기리는 의미를 지닐 것입니다. 나아가 대한민국이 그 뜻에 함께한다는 의지이자 약속으로 여깁니다. 또한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인권 유린의 상황을 극복하는 데 함께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입니다. 지난해 한국교회인권센터는 팔레스타인 지원 활동가 해초에게 제39회 인권상을 시상하였습니다. 5월 팔레스타인 난민 지원 활동가들을 구하기 위해 대통령께서 분명한 입장으로 신속히 대응하여 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대한민국이 문명국가로서, 인권국가로서 그 위상을 분명히 한 것으로 여기며 자긍심을 갖습니다.

지난해 김혜경 여사께서 지역간담회로 저희 교회를 방문하셨을 때 이재명 정부를 향해 농성하는 일도 내 손으로 성명을 작성하는 일도 없기를 바라는 뜻을 전해드렸습니다. 인권을 보장하고 민주주의를 다지는 정부로서 성공하기를 기대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주노동자 문제 등으로 용산 대통령실 앞 농성장을 몇 번 다녀왔고, 불공정한 한미 관세 협정에 휘둘리지 말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직접 작성한 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그 믿음이 지속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인권이 보장되는 정의로운 나라 대한민국이 세계의 민주주의를 선도하며 평화를 이루는 데 기여하기를 바라며, 수상의 기쁨을 함께합니다.*

(* 이 수상소감은 ‘대통령 표창’이라기에 대통령이 함께하는 자리를 예상하고 준비하였습니다. 그러나 유럽 순방으로 대통령은 참석하지 못하였고, 수상소감을 말할 기회는 따로 없었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소감을 밝힐 기회도 없었으니 원래 준비한 그대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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