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두교의 세계
작성자
최형묵
작성일
2024-09-04 21:48
조회
227
2024 하반기 천안살림교회 수요 인문강좌
“퐁당퐁당 이웃 보듬는 영화와 철학–이란·인도 페미니즘” 서설 1
2024년 9월 4일(수) 오후 7:00 / 최형묵 목사
힌두교의 세계
* “퐁당퐁당 이웃 보듬는 영화와 철학–이란·인도 페미니즘”(송길룡 교우) 강좌를 앞두고, 해당 사회의 세계관을 형성한 배경으로 ‘힌두교’와 ‘이슬람’을 간략히 살펴본다.
1. 힌두교의 기원
1-1. ‘힌두’라는 말은 ‘인도’와 같은 말이다. 인도 문명의 발상지인 인더스강 유역을 ‘신두’(Sindhu)라고 불렀던 데서 기원한다. 현재 인도인의 80%, 네팔인 거의 전부, 그 밖에 인도네시아·싱가포르·말레이시아·북아메리카 인도인 등 일부가 따르고 있다.
1-2. 힌두교는 기원전 15세기경 인더스강 유역에 진출한 아리아인들에 의해 형성된 브라만/바라문(婆羅門)교를 모체로 하며 교조가 없다. 교조가 없다는 것은 그 기원의 장구성과 복잡성을 함축한다. 브라만교는 한편으로 불교의 모체가 되기도 한다.
2. 고전 힌두교
2-1. 신에게 드리는 예배를 위하 여러 노래를 지어 부른 것이 <베다>(‘앎’)로 집성되었다. <리그베다>(찬송), <야주르베다>(제문), <싸마베다>(예식), <아타르베다>(주술)가 있으며, 그 가운데 <리그베다>가 가장 중요한 경전으로 여겨진다.
2-2. <리그베다>는 기본적으로 ‘자연숭배’의 성격을 지향한다. 물론 어떤 성스러운 힘을 지닌 존재로 인격화된 대상으로서 자연이 그 숭배 대상이다. 그러기에 다신론이지만 그 가운데 특별히 폭풍의 신인 ‘인드라’가 특별히 경배된다(유일신론과 구별되는 단일신론).
2-3. 기원 전 10세기경에는 <브라흐마나>가, 기원전 9~7세기경에는 <우파니샤드>라는 경전이 형성된다. 구원의 수단으로 <리그베다>가 ‘기도’를, <브라흐마나>가 ‘제사’를 강조한다면, <우파니샤드>는 ‘이해’ 또는 ‘깨달음’을 강조한다. 그 깨달음의 요체는 우주의 궁극적 실재인 브라흐만(梵)으로, 그것은 참된 자아(아트만)와 통한다(梵我一如). 이로써 무명(無明: avidya)에서 해탈(解脫: moksa)에 이른다.
2-4-1. 기원전 3세기~기원후 3세기경에 이르러 <마누법도론>이 형성되는데, 이는 신의 직접적 계시(슈루티: 들은 것)의 시대를 지나 종교적 경전(스므르티: 기억한 것)의 시대로 접어드는 분기점이 된다.
2-4-2. <마누법도론>은 힌두교인의 실제 종교생활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문헌으로, 그 가운데 하나가 사성제도(四姓제도: 카스트제도)이다. 신의 입·팔·넓적다리·발에서 나온 각각 브라만(사제), 크샤트리아(무사), 바이샤(상공농업종사자), 수드라(단순노동종사자) 등 네 계급으로 나뉘어 각기 해당 계급에 맞는 역할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밖의 인간 이하 취급을 받는 불가촉천민(달릿)도 있다. 최고의 이상으로 여기는 삶도 네 단계(학생-재가자-숲속거주자-출가수행자), 삶의 목적도 네 가지(즐거움, 재산, 의무, 목샤)로 집약된다.
2-5. 사상적으로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경전으로는 기원전 2세기~기원후 3세기경에 형성된 <바가바드기타>(주의 노래)가 있다. 간디의 유품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신애’(信愛)를 종교 생활의 요체로 가르치고 있다. 비슈누 신의 현신(아바타)인 크리슈나가 해탈에 이르는 길로 금욕, 명상과 요가, 사성제도의 의무 수행 등을 가르치지만, 신애야말로 최선의 길이라 일깨운다. 이를 통해 신분과 계급, 성별에 상관없이 지고의 목표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일깨운 점에서 힌두교에서 중대한 전환을 보여 주고 있다.
3. 고전 이후의 힌두교
3-1. 고전 이후 시대 힌두교는 삼신 숭배 경향과 철학적 학파들의 분화로 나타난다.
3-2. 삼신은 창조의 신 브라흐마, 파괴의 신 시바, 보존의 신 비슈누를 말한다. 이 밖에도 이들 신의 짝이나 자식들을 숭배하는 전통도 있다.
3-3. 궁극적 해탈에 이르는 여러 길을 제시하는 데서 다양한 학파들이 형성된다. 요가의 이론적 근거를 제공하는 쌍키야학파, 요가의 실제적 방법을 제시하는 요가학파 등이 있고, 범아(梵我)의 관계를 깊이 있게 통찰한 베단타학파 등이 있다. 베단타학파는 범아의 관계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불이론(不二論), 수정된 불이론, 이원론 등으로 나뉜다.
3-4. 힌두교는 윤회를 벗어나 궁극적 해탈에 이르는 것을 인생의 궁극적 목적으로 한다. 업(業: 카르마)에 따라 결정되는 윤회의 사슬을 벗어나는 길은 행동의 길, 신애의 길, 지혜의 길로 집약된다.
4. 근대 이후 오늘의 힌두교
4-1. 17세기 이후 영국이 인도를 지배하면서 그리스도교 영향과 더불어 힌두교의 개혁운동이 일어난다. 남편과 부인을 순장하는 관습, 조혼풍습 등을 타파하고 우상숭배적 성격을 넘어서려는 시도들이 이뤄진다. 또한 사상적으로 큰 영향력을 끼친 라마크리슈나(1836-1886)는 모든 종교가 근본적으로 같은 진리를 가르친다는 의미로 “산꼭대기는 하나이지만 그리로 올라가는 길은 여럿”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4-2. 현대 힌두교 개혁자로서 가장 두드러진 이는 마하트마 간디(1869-1948)로 종교적 지혜를 따라 인도의 독립을 이루고 사회를 개혁하려 했다. 이를 위한 그의 원칙은 ‘아힘사’(不殺生: 살림)와 ‘사티아그라하’(眞理把持)로 집약된다. 간디는 불가촉천민을 하리잔, 곧 ‘신의 자녀’라 불렀고 1950년 불가촉천민을 차별하는 것이 불법이라는 것을 헌법에 명시하는 데 공헌하였다.
4-3. 현재 인도 헌법상 카스트제도는 불법화되었다. ‘인도 헌법의 아버지’ 불리는 암베드카르(1891-1956)는 불가촉천민 출신 불교도로서 초대 법무부 장관을 지내면서 중요한 기여를 하였다. 그러나 사회 관습상 카스트제도의 영향은 지속되고 있다. 현재 불가촉천민은 인도 인구의 17%에 이른다. 최근에는 IT산업이 카스트제도를 무너뜨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4-4. 현재 인도는 힌두교인이 절대다수를 이루고 있지만, 이슬람을 따르는 파키스탄이나 방글라데시는 독립하였고 인도 내에도 다수의 무슬림이 있으며, 또한 일부 시크교인들도 있다. 한편 암베드카르의 영향으로 현대 불교 또한 부흥하여 불교인도 상당수 있다. 인도 내에서 힌두교인이 다수를 이루는 가운데 다른 종교 세력과 갈등을 겪고 있다. 인접한 스리랑카에서는 다수 불교와 소수 힌두교가 갈등을 겪는 양상도 있다.*
* 참고문헌
오강남, <세계의 종교, 둘러보기>개정판(현암사, 2022)
라이프사이언스 / 노경아 옮김, <세계5대종교 역사도감>(이다미디어, 2016)
“퐁당퐁당 이웃 보듬는 영화와 철학–이란·인도 페미니즘” 서설 1
2024년 9월 4일(수) 오후 7:00 / 최형묵 목사
힌두교의 세계
* “퐁당퐁당 이웃 보듬는 영화와 철학–이란·인도 페미니즘”(송길룡 교우) 강좌를 앞두고, 해당 사회의 세계관을 형성한 배경으로 ‘힌두교’와 ‘이슬람’을 간략히 살펴본다.
1. 힌두교의 기원
1-1. ‘힌두’라는 말은 ‘인도’와 같은 말이다. 인도 문명의 발상지인 인더스강 유역을 ‘신두’(Sindhu)라고 불렀던 데서 기원한다. 현재 인도인의 80%, 네팔인 거의 전부, 그 밖에 인도네시아·싱가포르·말레이시아·북아메리카 인도인 등 일부가 따르고 있다.
1-2. 힌두교는 기원전 15세기경 인더스강 유역에 진출한 아리아인들에 의해 형성된 브라만/바라문(婆羅門)교를 모체로 하며 교조가 없다. 교조가 없다는 것은 그 기원의 장구성과 복잡성을 함축한다. 브라만교는 한편으로 불교의 모체가 되기도 한다.
2. 고전 힌두교
2-1. 신에게 드리는 예배를 위하 여러 노래를 지어 부른 것이 <베다>(‘앎’)로 집성되었다. <리그베다>(찬송), <야주르베다>(제문), <싸마베다>(예식), <아타르베다>(주술)가 있으며, 그 가운데 <리그베다>가 가장 중요한 경전으로 여겨진다.
2-2. <리그베다>는 기본적으로 ‘자연숭배’의 성격을 지향한다. 물론 어떤 성스러운 힘을 지닌 존재로 인격화된 대상으로서 자연이 그 숭배 대상이다. 그러기에 다신론이지만 그 가운데 특별히 폭풍의 신인 ‘인드라’가 특별히 경배된다(유일신론과 구별되는 단일신론).
2-3. 기원 전 10세기경에는 <브라흐마나>가, 기원전 9~7세기경에는 <우파니샤드>라는 경전이 형성된다. 구원의 수단으로 <리그베다>가 ‘기도’를, <브라흐마나>가 ‘제사’를 강조한다면, <우파니샤드>는 ‘이해’ 또는 ‘깨달음’을 강조한다. 그 깨달음의 요체는 우주의 궁극적 실재인 브라흐만(梵)으로, 그것은 참된 자아(아트만)와 통한다(梵我一如). 이로써 무명(無明: avidya)에서 해탈(解脫: moksa)에 이른다.
2-4-1. 기원전 3세기~기원후 3세기경에 이르러 <마누법도론>이 형성되는데, 이는 신의 직접적 계시(슈루티: 들은 것)의 시대를 지나 종교적 경전(스므르티: 기억한 것)의 시대로 접어드는 분기점이 된다.
2-4-2. <마누법도론>은 힌두교인의 실제 종교생활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문헌으로, 그 가운데 하나가 사성제도(四姓제도: 카스트제도)이다. 신의 입·팔·넓적다리·발에서 나온 각각 브라만(사제), 크샤트리아(무사), 바이샤(상공농업종사자), 수드라(단순노동종사자) 등 네 계급으로 나뉘어 각기 해당 계급에 맞는 역할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밖의 인간 이하 취급을 받는 불가촉천민(달릿)도 있다. 최고의 이상으로 여기는 삶도 네 단계(학생-재가자-숲속거주자-출가수행자), 삶의 목적도 네 가지(즐거움, 재산, 의무, 목샤)로 집약된다.
2-5. 사상적으로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경전으로는 기원전 2세기~기원후 3세기경에 형성된 <바가바드기타>(주의 노래)가 있다. 간디의 유품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신애’(信愛)를 종교 생활의 요체로 가르치고 있다. 비슈누 신의 현신(아바타)인 크리슈나가 해탈에 이르는 길로 금욕, 명상과 요가, 사성제도의 의무 수행 등을 가르치지만, 신애야말로 최선의 길이라 일깨운다. 이를 통해 신분과 계급, 성별에 상관없이 지고의 목표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일깨운 점에서 힌두교에서 중대한 전환을 보여 주고 있다.
3. 고전 이후의 힌두교
3-1. 고전 이후 시대 힌두교는 삼신 숭배 경향과 철학적 학파들의 분화로 나타난다.
3-2. 삼신은 창조의 신 브라흐마, 파괴의 신 시바, 보존의 신 비슈누를 말한다. 이 밖에도 이들 신의 짝이나 자식들을 숭배하는 전통도 있다.
3-3. 궁극적 해탈에 이르는 여러 길을 제시하는 데서 다양한 학파들이 형성된다. 요가의 이론적 근거를 제공하는 쌍키야학파, 요가의 실제적 방법을 제시하는 요가학파 등이 있고, 범아(梵我)의 관계를 깊이 있게 통찰한 베단타학파 등이 있다. 베단타학파는 범아의 관계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불이론(不二論), 수정된 불이론, 이원론 등으로 나뉜다.
3-4. 힌두교는 윤회를 벗어나 궁극적 해탈에 이르는 것을 인생의 궁극적 목적으로 한다. 업(業: 카르마)에 따라 결정되는 윤회의 사슬을 벗어나는 길은 행동의 길, 신애의 길, 지혜의 길로 집약된다.
4. 근대 이후 오늘의 힌두교
4-1. 17세기 이후 영국이 인도를 지배하면서 그리스도교 영향과 더불어 힌두교의 개혁운동이 일어난다. 남편과 부인을 순장하는 관습, 조혼풍습 등을 타파하고 우상숭배적 성격을 넘어서려는 시도들이 이뤄진다. 또한 사상적으로 큰 영향력을 끼친 라마크리슈나(1836-1886)는 모든 종교가 근본적으로 같은 진리를 가르친다는 의미로 “산꼭대기는 하나이지만 그리로 올라가는 길은 여럿”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4-2. 현대 힌두교 개혁자로서 가장 두드러진 이는 마하트마 간디(1869-1948)로 종교적 지혜를 따라 인도의 독립을 이루고 사회를 개혁하려 했다. 이를 위한 그의 원칙은 ‘아힘사’(不殺生: 살림)와 ‘사티아그라하’(眞理把持)로 집약된다. 간디는 불가촉천민을 하리잔, 곧 ‘신의 자녀’라 불렀고 1950년 불가촉천민을 차별하는 것이 불법이라는 것을 헌법에 명시하는 데 공헌하였다.
4-3. 현재 인도 헌법상 카스트제도는 불법화되었다. ‘인도 헌법의 아버지’ 불리는 암베드카르(1891-1956)는 불가촉천민 출신 불교도로서 초대 법무부 장관을 지내면서 중요한 기여를 하였다. 그러나 사회 관습상 카스트제도의 영향은 지속되고 있다. 현재 불가촉천민은 인도 인구의 17%에 이른다. 최근에는 IT산업이 카스트제도를 무너뜨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4-4. 현재 인도는 힌두교인이 절대다수를 이루고 있지만, 이슬람을 따르는 파키스탄이나 방글라데시는 독립하였고 인도 내에도 다수의 무슬림이 있으며, 또한 일부 시크교인들도 있다. 한편 암베드카르의 영향으로 현대 불교 또한 부흥하여 불교인도 상당수 있다. 인도 내에서 힌두교인이 다수를 이루는 가운데 다른 종교 세력과 갈등을 겪고 있다. 인접한 스리랑카에서는 다수 불교와 소수 힌두교가 갈등을 겪는 양상도 있다.*
* 참고문헌
오강남, <세계의 종교, 둘러보기>개정판(현암사, 2022)
라이프사이언스 / 노경아 옮김, <세계5대종교 역사도감>(이다미디어,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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