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연구

[성서의 맥 09] 신구약 중간기의 역사와 성서 - 외경의 세계

작성자
최형묵
작성일
2019-06-12 21:59
조회
1264
2019년 상반기 천안살림교회 수요 성서연구
2019년 4월 3일~7월 10일 매주 수요일 오후 7:00~8:30
최형묵 목사

<9> (6/12) 신구약 중간기의 역사와 성서 - 외경의 세계

1. 신구약 중간기의 역사

페르샤 제국을 물리친(333년) 알렉산더 대왕에 의해 그리스시대가 열리는데, 이 시대가 대개 신구약 중간기에 해당한다. 대왕이 죽고 난 후 제국은 네 개로 나뉘어 통치되었다. 팔레스틴은 처음에는 이집트를 거점으로 하고 관용정책을 펼친 프톨레미 왕가의 통치를 받았으나, 주전 198년 메소포타미아와 시리아를 통치하는 셀류시드 왕가의 지배를 받는다. 셀류시드 왕가의 통치정책은 모든 지역을 헬라문명화하는 것이었으며, 특히 안티오커스 4세(175~163)에 이르러서는 그 강압정책이 극에 달하였다. 유대인의 종교를 말살시키기 위해 안식일과 할례를 금하였고, 성전에 제우스 신을 위한 제단을 세웠으며, 유대인들이 금기시하는 돼지고기를 제물로 바치고 먹게 하였다. 여기서 현실적응자(Hellenists)와 죽음을 무릅쓰고 신앙을 지키려는 사람들(Hasidim)이 나뉘게 되는데, 일시적으로 마카비 혁명에 의해 하스몬 왕조가 형성되기도 한다. 이 시기에 많은 묵시문학과 외경이 탄생한다. 정경에 포함된 것은 묵시문학 작품인 다니엘서가 대표적이다. 다니엘서는 바빌로니아 포로기를 배경으로 설정하고 있지만, 실제 씌어진 시기는 마카비 혁명 직전 이스라엘 사람들이 극심한 탄압을 받고 있던 때(주전 160년대)이다.

2. 감추어진 책, 외경

‘감추어진 책들’(外經, Apocrypha)이라는 뜻의 외경은 그리스어 칠십인역(LXX) 구약성서와 라틴어 성서인 불가타(Vulgate)에 포함 되어 있지만 히브리 성서(TaNaK)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책을 일컫는다. 초대 성서학자 제롬(Jerome, 약 342-420)의 용법에 따르면, 그 의미는 ‘이단적’이라기보다는 ‘비정경적’이라는 것을 말한다. 그러니까 예배나 교리 확증의 근거로 사용될 수는 없지만 개인의 교육과 교화를 위해서는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당 책들: ①토비트, ②유딧, ③에스더 속편, ④솔로몬의 지혜서, ⑤벤시락 또는 집회서, <⑥바룩+⑦예레미아의 편지> <다니엘 속편: ⑧세 아이의 노래+⑨수산나+⑩벨과 뱀> ⑪마카비1서, ⑫마카비2서, *이상 12권이 9권 묶음 형식으로 우리말 <공동번역 성서>에 수록 <⑬에스드라1서, ⑭에스드라2서, ⑮므낫세의 기도>
개신교 - 구약 39권 /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가 팔레스틴 얌니아에서 유대인 랍비들이 확정한(주후 90년) 히브리어 성서를 정경으로 인정(* 팔레스틴 전통)
천주교 - 39 + 12 / 그리스어 ‘칠십인역’(Septuagint/LXX) 성서를 따름(* 알렉산드리아 전통), 라틴어 성서 ‘불가타’(Vulgate)에는 15권이 포함되어 있으나 종교개혁 직후 트리엔트 종교회의(1545-1563)에서 12권 확정
동방정교 - 그리스 정교회는 개신교에서 통상 외경이라 칭하는 15권 가운데서 <에스드라2서>를 제외한 14권의 책에 <마카비3서>와 <시편 151편>을 정경에 포함시키고 <마카비4서>를 부록으로 출간, 러시아 정교회는 <므낫세의 기도>를 제외한 14권에 <마카비3서>와 <시편151편>을 정경에 포함

3. 구약 외경의 주요 내용들

1) 토비트 앗시리아 시대에 니느웨와 엑바타나에 살고 있던 두 유대인 디아스포라 가정(토비트ㆍ토비아 / 사라)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신앙단편소설. 처음에 아람어로 기록된 것이 히브리어와 그리스어로 번역. 교훈적 성격이 강한 이 책은, 이방 민족 가운데 살면서도 유대교의 신앙생활(유대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강조하고 있음.
2) 유딧 앗시리아의 침략을 받은 이스라엘의 요새 베툴리아를 구한 여걸 유딧의 이야기로, 토비트와 마찬가지로 역사적 사실성을 확인할 수 없는 신앙단편소설. 외세의 위협 앞에서 어떻게 민족의 독립을 유지할 것인가 하는 것이 이 책의 주요 주제(반헬라주의).
3) 에스더(첨가 부분) 외경에 나오는 에스더서는 정확하게 말해 ‘속편’이라기보다는 히브리 성서 에스더서에 나오지 않으나 그리스어 칠십인역 성서에 나오는 내용을 첨가한 것.
4) 지혜서 ‘솔로몬의 지혜서’라고 불리는 이 책은 일종의 디아스포라 유대인의 박해문학이자 지혜문학.
5) 집회서 저자 이름을 따 ‘시라의 아들(벤 시라) 예수의 지혜서’로 불리는 이 책의 본래 저작 연대는 대개 주전 180년경으로 추정되나, 주전 131년 원 저자의 손자에 의해 이집트에서 히브리어에서 그리스어로 번역. 책의 서문에 나온 것처럼 이 책은 “이국 땅에 살면서 학문을 사랑하고 올바른 행실로 율법을 따라 살려고 하는 사람들을 위해” 출간. 외래문화인 헬라문화와 유대교의 가르침을 조화시키려는 의도를 띠고 있음.
6) 바룩 + 예레미아의 편지
(1) 바룩 예레미아의 제자 바룩이 쓴 것이 아니라 어떤 편자에 편집된 것으로, 원래 히브리어로 기록되었으나 그리스어 본문만 전해짐. 예레미아서의 연장선에서 이스라엘 민족의 고난을 죄의 대가로 보며 그 죄값을 달게 받으라고 강조.
(2) 예레미아의 편지 예레미아서 본문에 입각한 한 편의 설교라고 보는 것이 적절한 이 책은, 주전 317년경에 메소포타미아에서 유대인들을 위하여 기록된 책. 본래 히브리어 원문은 전해지지 않고, 주요 내용은 이방 우상숭배의 어리석음을 말하는 것.
7) 다니엘 속편(세 아이의 노래 + 수산나 + 벨과 뱀)
세 아이(청년)의 노래 주인공 세 청년은 다니엘서에 나오는 하나니아, 미사엘, 아자리아. 원래 히브리어로 각각 기록되었던 것이 주전 100년경 그리스어 칠십인역 성서가 번역될 때 편집. 다니엘서 3장에서 느브갓네살이 하나님을 찬양한 것이 오해를 불러 일으킬 가능성이 있어, 불 속에 던져진 세 청년이 주인공이라는 점을 환기시키기 위해 확대.
수산나 바빌론에 있는 유대인 공동체의 한 가정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신앙단편소설에 해당. 정숙한 부인 수산나를 지혜 있는 재판관 다니엘이 구한다는 내용으로, 다니엘의 젊은 시절 이야기로 각색. 원문은 셈어(아람어, 히브리어)로 기록되었을 것으로 추정하나 전해지지 않음.
벨과 뱀 벨은 바빌론의 신 마르둑의 다른 이름이며, 뱀과 함께 바빌론 사람들에 의해 섬겨진 우상을 말함. 역사적 사실로 입증할 수 없는 단편소설에 해당하며, 메소포타미아의 사정을 잘 아는 팔레스틴의 유대인에 의해 히브리어로 씌어졌을 것으로 추정. 중심 주제는 우상숭배의 허구성.
8) 마카비1서(마카베오 상) 마카비(망치, 대장쟁이, 불을 끄는 사람, 하나님에 의해 임명된 사람?)라는 이름은 원래, 주전 2세기 유대 독립전쟁을 주도했던 마따디아의 다섯 아들 가운데 셋째인 유다의 별명이었으나, 점차 유다의 형제들 그리고 나아가 유대인 애국영웅을 부르는 이름으로 사용. 주전 175년-134년까지의 유대 독립운동사를 담고 있는 역사서. 히브리어로 기록했으나 그리스어 본문만 전해짐. 마카비 혁명으로 성립한 유대의 하스몬 왕가 시기에 그 왕가의 정통성 확립을 위해 기록.
9) 마카비2서(마카베오 하) 주전 180년-161까지 약 20년간의 유대인들이 당한 박해와 투쟁의 역사를 그리스어로 기록. 이 책의 주된 관심은 예루살렘 성전으로, 성전을 정화하고 재봉헌한 유다 마카비에 대해서는 호의적이지만 정통적 왕조라 할 수 없는 그의 형제 시몬의 활동/하스몬왕조에 대해서는 부정적. 주요 신학사상으로는 ① 하나님의 심판과 구원 ② 순교 ③ 부활 등이며, 특이한 것으로 죽은 자들에 대한 속죄제를 인정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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