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연구

[도마복음서 06] 형식적인 종교의 종언 (14~16절)

작성자
최형묵
작성일
2012-06-13 23:00
조회
1631
천안살림교회 2012년 수요 성서연구

도마복음서 읽기 / 매주 수요일 저녁 7:30

2012년 6월 13일 / 최형묵 목사


제6강 형식적인 종교의 종언 (14~16절)



14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이 금식을 하면 여러분은 여러분 스스로에게 죄를 가져올 것입니다. 여러분이 기도를 하면 여러분은 정죄를 받을 것입니다. 여러분이 구제를 하면 여러분은 여러분의 영을 해치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이 어느 지방으로 가서 고을을 지날 때 사람들이 여러분을 영접하면 그들이 대접하는 대로 먹고, 그들중 아픈 사람들을 고쳐 주십시오. 결국 여러분의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여러분을 더럽히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입에서 나오는 것, 그것이 여러분을 더럽히는 것입니다.”

15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이 여자가 낳지 않은 사람을 보거든 엎드려 경배하십시오. 그분이 바로 여러분의 아버지이십니다.”

16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사람들은 내가 평화를 주러 온 줄로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들은 내가 이 땅에 분쟁을, 불과 칼과 전쟁을 주러 왔다는 것을 모르고 있습니다. 다섯 식구가 있는 집에 셋이 둘에게 맞서고, 둘이 셋에게 맞서고, 아버지가 아들에게 맞서고, 아들이 아버지에게 맞설 것입니다. 모두가 홀로 설 것입니다.”            

- 오강남, <또 다른 예수>에 실린 본문  



14.

* 종교행위의 요체로서 금식, 기도, 구제: 6절에서 제자들이 이 세 가지에 대한 예수께 질문을 던졌는데 그 물음과 직결되는 말씀. 도마복음은 일관되게 형식적 종교행위에 대해 비판적. 마음에 없는 종교행위의 무용성. 이 대목에서는 그것이 일으키는 폐해를 지적함으로써 더욱 적나라하게 그 행위들을 문제 삼음. 금식함으로써 죄를 얻고, 기도함으로써 정죄받고, 구제하면서 영을 해치게 될 것. 먹어야 하느니 말아야 하느니 하는 것 자체가 자유롭지 못한 상태로서 죄를 얻게 되는 것. 남들에게 보이는 기도는 그 자체로 기도가 될 수 없고, 옳게 기도했는지 그르게 기도했는지 의식하는 것이 죄의식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말함. 기도는 내면의 성찰. 구제는 고귀한 행위이지만 그것은 근본적으로 삶의 관계를 개선하지 못하고 나아가 그 행위를 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우월성을 드러내게 한다는 점에서 영혼을 해친다는 것.

* 주는 대로 먹을 것(* 유사 병행구: 마태 15:11~20; 마가 7:15~23): 앞의 내용과 단절된 ‘방랑의 카리스마’ 행적을 보여주는 구절. 그러나 앞에서 금식의 문제가 언급되었던 까닭에 이 대목에 붙여진 구절일 것. 율법(정결례법)에 매이지 않는 생활. 채식을 한 불제자들에게서도 통용되었던 탁발의 원칙. 율법이 경계를 만들고 사람들을 갈라놓는 현실에 대한 비판. 더 나아가 먹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안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문제라는 것을 덧붙이고 있음. 다른 복음서의 병행구가 다른 사람을 더럽힌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반해 도마복음은 자신을 더럽힌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음.


15(* 유사 병행구: 마태 11:11)

* 여자가 낳지 않은 사람: 또 하나의 암호 같은 구절. 여자가 낳지 않은 하나님과 같은 분을 만날 수 있다, 나아가 누구나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일까? 예수 자신을 말하는 것일까? 아니면 진정한 하나님에 대한 경배를 말하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이 있고 결국은 하나님을 경배하는 모든 사람은 동등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일까?


16(* 유사 병행구: 누가 12:51~53; 마태 10:34~36)

* 분쟁을 일으키러 오신 예수: 하나의 에피소드, 영화 <메리 크리스마스>. 종종 오해되듯이 말은 전쟁을 옹호하는 입장과는 전혀 차원이 다름. 힘에 의한 평화[Pax Romana]와 대립되는 진정한 평화[Pax Christi]를 이루는 과정에서의 갈등과 불화. 또는 도마복음이 강조하는 내면의 각성이라는 차원에서 볼 때 기존의 상식적 통념과 갈등을 일으키는 진리의 성격.  

* 하나님 앞에 선 단독자: 결국 기존의 지배적 질서, 기존의 상식적 통념을 거부하는 각성자의 고독한 실존. 모든 위대한 성인들이 겪었던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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