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연구

[바울서신 읽기 55] 노예이든 자유인이든 - 고린도전서 7:17~24

작성자
최형묵
작성일
2015-05-20 21:29
조회
991
천안살림교회 2015년 수요 성서연구

바울서신(고린도전서) 읽기 / 매주 수요일 저녁 7:30

2015년 5월 20일 / 최형묵 목사


제55강 노예이든 자유인이든 - 고린도전서 7:17~24


1. 할례를 받았든 받지 않았든 - 7:17~19


앞에서 결혼관계의 몇 가지 경우에 대해서 이야기한 바울은 이 대목에 이르러서 앞선 주장의 연장선상에서 일종의 일반론을 개진한다. 하나님께서 부르신 그대로 살아가라는 것으로 집약되는 이 권면은 그리스도인이 된 바로 그 때의 모습대로 살아가라는 것을 뜻한다. 어찌 보면 이 권면은 매우 소극적인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리스도인이 되었으면 뭔가 뚜렷하게 변화된 삶의 모습을 취해야 한다는 기대감에 비춰보면 더더욱 싱거운 이야기처럼 보인다. 언뜻 보면 그런 느낌을 주지만, 이 권면은 보다 근원적인 그리스도인의 내면의 자유에 관해 말하고 있다. 할례를 받은 사람은 그 흔적을 지우려 할 필요 없고 할례를 받지 않은 사람은 굳이 받을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율법의 조문과 관례를 따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여기서 바울은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는 것을 그리스도 안에 계시된 하나님의 뜻을 따른다는 의미로 말하고 있다. 어떤 외적 형식이나 조건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면으로부터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것이 그리스도인됨의 진정한 정체성을 형성한다는 이야기이다.    


2. 노예이든 자유인이든 - 7:20~24


노예로 있을 때 그리스도인이 되었거나 자유인으로 그리스도인이 되었거나 그 어떤 경우든 역시 상대화된다. 노예로 있는 사람이라면 자유의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누릴 수 있지만, 설령 그렇지 못한 상태, 곧 여전히 노예로 있다 할지라도 신경 쓸 것 없다. 그리스도인으로 부름 받은 순간 이미 그리스도 안에서 자유인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자유인이라면 그는 그리스도 안에서 노예가 된다. 물론 바울이 여기서 하나님께서 그리스도인을 자녀로 삼으셨다는 평소의 입장을 여기서 뒤집고 있는 것은 아니다. 노예와 자유인의 현실적인 경계가 그리스도 안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역설하는 뜻에서 노예와 상반된 자유인의 처지를 그리스도의 노예로 비유하고 있을 뿐이다. 그것은 사람의 노예가 되는 것과는 다르다.

그리스도 안에서는 현실적 삶에서 노예이든 자유인이든 모두 상대화되며, 그 경계는 의미가 없어진다. 그러므로 각각 부르심을 받은 처지 그대로 머물러 있으면서 하나님과 함께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이것은 숙명론을 말한 것은 아니다. 그리스도인의 진정한 내적 자유를 역설한 것이다. 현실의 조건 자체를 의미 없는 것으로 만드는 그리스도인의 적극적인 삶의 자세를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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