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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작성자
최형묵
작성일
2011-07-27 10:25
조회
1323


일본 체류 마지막 주간,

논문을 완성하지 못하면 귀국을 할 수 없는 분위기인 것 같은데...^^

그렇게 되면 공부 못해서 귀국도 못하고 일본에서 낭인이 되었다는 소문이 파다해질 것 같고...

논문에 진척이 있어 공부 못한다는 소리는 안 들어야겠고 해서 마지막 남은 시간을 어찌해야 할지 고심중입니다.

지금 마지막 결론 부분 초고에 매진하고 있는 중인데, 기둥 세우는 것까지는 완성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니까 집짓기로 하자면 기둥 사이 벽돌 쌓고 외장 내장 하는 것만 보완하면 되는 수준으로...

그래서 오늘 히가시구조 '사랑방'에서 철학의 길 '공부방'으로 다시 이사합니다.


월요일 저녁 제 일정의 허리를 잘라먹은 데이비드 보겟 선생과, 하야시 선생을 만났습니다.

항의(?)하려는 기세로 나섰지만 그분의 삶의 여정과 인품에서 넘치는 카리스마에 감복하여,

미안하다는 말씀에 괜찮다고 소리질러 말해버렸습니다.

데이비드 선생은 60년대말쯤인가 영국에 유학온 한국학생들이 체포되어 구명을 위해 한국에 달려왔다가 결국 일본에서 30년 넘게 살면서 교토 세이카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한국의 민주화 인권운동을 세계에 널리 알린 분입니다. 김지하의 시를 영어로 번역하기도 하고... 그때 그분이 만든 소식지를 보자니 익숙한 얼굴들과 이름들이 많아 감회가 특별했습니다. 아, 그리고 세이카대학은 우리 교회 고경일 교우께서 나온 학교인데, 시사 만화전시에 관한 기억도 갖고 계셨습니다. 오늘 그분이 떠나는 그 방으로 다시 복귀합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방을 내 주신 하야시 선생은 한일 관계에 혁혁한 일들을 많이 하신 분입니다. 동지사대학에 윤동주 시비와 정지용 시비를 세우는 데도 크게 기여하시고...


여기서 만나는 분들, 다들 범상치 않은 분들만 만나는 것 같습니다.

지금 여기 방을 거저 쓸 수 있도록 해주신 박실 선생은 일본식 이름이 아니라 자기 민족의 이름을 갖고 일본국적을 취득한 최초의 인물이 되신 분인데, 덕분에 지금은 일본에서 어떤 국가 출신이나 자기 본래 이름으로 일본국적을 취득할 수 있게 되었다 합니다.  

다른 어떤 문화유적이나 명소를 찾은 것보다 훨씬 의미있는, '인간여행'을 한 것 같아 논문 이외의 소득을 올린 것 같습니다.


아, 마저 논문 마무리해야 하는데, 말이 길어졌군요.

이제 공부방으로 돌아가면 인터넷으로 인사 전하기 쉽지 않을 것 같아 이 사랑방에서 긴 인사 전합니다.

돌아가서 인사드리겠습니다.  

        

* 최형묵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1-07-31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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