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오랫동안 지켜 온 꿈 - 이사야 9:2~7[음성]

작성자
최형묵
작성일
2019-12-24 23:18
조회
27725
2019년 12월 24일(화) 성탄전야 7:00 천안살림교회
제목: 오랫동안 지켜 온 꿈
본문: 이사야 9:2~7



오늘 우리는 아기 예수께서 탄생하신 것을 반기며, 그 기쁨을 함께 나누기 위해 이 자리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어째서 우리는 가보지도 못한 저 팔레스티나 땅에서 2,000여 년 전에 태어난 한 아기의 탄생을 기뻐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그 아기의 탄생이, 사람들이 오랫동안 꿈꿔왔던 희망이 비로소 이뤄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려주는 사건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오랫동안 지켜왔던 꿈, 그 희망이 무엇이었을까요? 성경은 끊임없이 그 꿈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오늘 말씀은, 예수님이 태어나기 700여 년전에 이스라엘 사람들이 꿨던 꿈이 무엇이었는지 전해주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태어나기 전 700여 년 전 이스라엘, 그 나라는 결코 위대한 나라가 아니었습니다. 아주 작은 나라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기에 언제나 강대국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나라 안에서 정의와 평화가 이워졌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한 때 비교적 아름다웠던 시절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오늘 말씀이 선포된 그 시점에서 이스라엘은 결코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나라는 남북으로 갈려 있는 데다가 강대국의 침략에 시달려야 했고, 나라 안에서마저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은 힘있는 자들의 온갖 불의로 고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성경이 전하고 있는 희망은, 그렇게 고통을 겪어야 했던 힘없는 모든 사람들의 간절한 희망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와 상관없는 다른 민족 이스라엘 사람들의 꿈이 아니라, 세계 어디에나 있는 가난한 사람들,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꿈입니다. 성경은 바로 그 사람들의 끈질긴 희망을 보여주고 있어서 위대한 한 것이지, 특별한 민족 이스라엘 사람들의 열망을 보여주고 있어서 위대한 것이 아닙니다.

오늘 말씀이 그리는 꿈이 무엇일까요?
“어둠 속을 헤매던 백성이 큰 빛을 보았고,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빛이 비쳤다.”(2절)
어둠과 죽음의 그림자는, 바로 그 백성이 처한 고통스러운 현실입니다. 나라 밖으로는 강대국의 침략에 시달리고 나라 안으로는 부정과 부패로 고통을 겪는 현실입니다. 그 현실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빛, 구원의 빛이 비쳤습니다. 어둠이 짙을수록 구원의 빛에 대한 갈망이 커졌다는 것을 뜻합니다.
곡식을 거두고 기뻐하듯, 괴롭히던 적을 물리치고 그들이 가진 것을 나누며 기뻐하듯, 하나님께서 백성에게 그 기쁨을 누리게 해 줄 것이라는 소망을 갖게 되었습니다(3절). 지금 당장의 삶을 행복하게 누릴 뿐 아니라 미래의 행복한 삶 또한 보장되는 세계에 대한 희망입니다.
꿈을 간직한 그 백성에게 더 이상 억울하게 빼앗기는 일이 없어지고, 더 이상 부당하게 억눌림을 당하는 일이 없어집니다(4절). 진정한 삶의 평화가 찾아옵니다. 침략자의 군화와 피 묻은 군복이 불에 살라져 사라집니다(5절). 더 이상 전쟁의 공포가 없는 평화가 찾아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그 간절한 소망을 기원하였습니다.
“한 아기가 우리에게서 태어났다. 우리가 한 아들을 얻었다. 그는 우리의 통치자가 될 것이다. 그의 이름은 ‘기묘자, 모사, 전능하신 하나님, 영존하시는 아버지, 평화의 왕’이라 불릴 것이다.”(6절)
그리고 700여 년 후 한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이스라엘 베들레헴에 태어난 아기 예수입니다. 그 분은 위대한 왕의 모습으로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밖으로는 로마제국의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통치하고, 안으로는 헤롯왕이라는 폭군이 통치하는 이스라엘 땅에서 평범한 부모의 한 아기로 태어났습니다.
그분은 세상의 왕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가장 낮은 자리에서 아파하는 사람들과 같이 아파하고, 우는 사람들과 같이 울고, 더불어 먹고 마시는 가운데 함께 했습니다. 온전한 사랑으로 사람들과 함께 했습니다. 그 분과 함께 할 때 사람들은 행복했고 참 평화를 누렸습니다. 사람들은, 바로 이분이 옛 예언자들의 예언한 바로 그 ‘평화의 왕’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진실을 알게 되자, 사람들은 그분의 탄생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성탄절은 그 진실을 깨달은 데서 시작되었습니다.

사람이면 누구나 꿈꾸는 정의롭고 평화로운 삶이 예수님으로부터 이루어졌다고 믿는 것이, 우리의 신앙입니다. 오늘 우리가 아기 예수의 탄생을 반기고 기뻐하는 것은, 정의롭고 평화로운 삶을 이루고자 하는 꿈에 함께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 꿈을 나눔으로써 진정한 성탄의 기쁨을 누리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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