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연구

[바울서신읽기 32] 주 안에서 굳건히 섬 - 빌립보서 4:1~9

작성자
최형묵
작성일
2014-06-25 21:56
조회
848
천안살림교회 2014년 수요 성서연구

바울서신 읽기 / 매주 수요일 저녁 7:30

2014년 6월 25일 / 최형묵 목사


제32강 주 안에서 굳건히 섬 - 빌립보서 4:1~9


0. 본문의 구성


우선 본문의 구성에 관해 해명할 필요가 있다. 주석학자들은 이 대목의 본문이 뒤섞여 있는 것으로 본다. 4:1과 4:8~9은 서신 B(투쟁의 서신)에, 4:2~7은 서신A(감사의 서신)에 해당된다. 그렇게 구별해 보는 것은 정황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오늘날 전승되고 있는 형태, 곧 연결된 형태로 보는 것이 서신에 대한 곡해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보는 것은 초기 교회의 수용의 태도를 엿볼 수 있으며, 오늘날에도 통째로 보는 것이 바울이 말하고자 하는 것에 대한 곡해를 동반하는 것은 아니다.        


1. 주 안에서 굳건히 섬 - 4:1


바울은 여기서 투쟁의 서신을 마무리하고 있다. 복음을 곡해하는 이들에 대해 격렬하게 질타하였던 바울은 빌립보교회를 향한 권면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여기서도 바울은 빌립보교회에 대한 각별한 정을 아낌없이 표현하고 있다. 사도의 기쁨이요 면류관이 되는 빌립보교회가 주 안에서 굳건히 서 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의 표현이다.  


2. 동역자들에 대한 권면 - 4:2~3


바울은 이번에는 구체적인 두 사람을 거명하며 화해를 권면하고 있다. 그들은 유오디게와 순두게이다. 이 두 사람이 모종의 의견 갈등관계에 있었던 것이 분명한데, 이들이 여인들이었다는 점, 그리고 교회의 중책을 맡고 있었으리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정보가 없다. 바울이 꼬집어서 두 사람 사이의 화해를 권면하고 있는 것은 아마도 교회와 관련하여 중대한 의견대립이 있었으리라는 사실을 추정케 한다. 한편으로 이들이 여인들이었다는 점은 초기 교회에서 여성들의 두드러진 역할을 반영한다. 사도 바울은 이들을 동역자라고 스스럼없이 밝히고 있을 뿐 아니라 복음을 전하려고 함께 애쓴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이들이 교회 안에서 지도적 위치에 있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사도 바울이 빌립보교회를 세우게 된 것도 리디아라는 여인을 통해 가능했다는 점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

바울은 이들을 중재할 사람으로 ‘진실한 동역자’를 호명하는데, 그가 누구인지 분명치는 않다. 바울의 선교 사역을 도왔던 디모데 또는 실라로 보는 견해도 있지만, 단정할 수 없다. 이 부분이 감사의 서신의 일부라면, 그 편지가 전달될 때 디모데는 빌립보교회에 파송되지 않았다(2:19 이하 참조). 디모데와 실라가 아니라면 ‘진실한 동역자’를 고유명사로 이해할 수도 있다. ‘진실한 시지고(Σύξυϒος)’라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 역시 빌립보교회 안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사람이었음에 틀림없다.

바울은 또 한 사람을 거명하는데, 클레멘드/클레멘스라는 사람이다. 이 이름은 비교적 흔해서 로마의 클레멘스로 추정되는 등 여러 사람으로 추정되어 왔지만, 역시 확정하기 어렵다. 그 또한 지금 불화를 겪고 있는 두 여인들과 함께 복음을 전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이다.  


3. 교회의 기쁨과 관용 - 4:4~7


바울은 빌립보교 전체를 향해 항상 기뻐하라고 권면한다. 감사의 서신이 결론에 이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권면이다. 여기서 특기할 만한 것은 교회가 기뻐하는 것이 밖으로 알려지게 하라는 것이다. 교회의 기쁨이 밖으로 알려지는 것은 ‘관용’으로 드러난다. 교회가 폐쇄적이고 자족적인 공동체로서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세상 안에서의 교회의 실존을 분명하게 정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 교회를 온전하게 하는 것은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와 간구이다. 그러면 사람의 헤아림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평화가 함께 하리라 한다. 개인적인 삶의 차원에서든, 공동체적인 삶의 차원에서든 어찌 염려가 있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러나 바울은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기도하라고 한다. 사람의 헤아림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평화가 임한다는 말에 그에 대한 답이 있다. 저마다 처해진 조건 그 자체 안에 자신을 묶어두지 말라는 것이다. 하나님을 향한 기도는 그 한계 조건을 뛰어넘고자 하는 신앙의 행위이다.


4. 세상 안에 있는 교회의 실존 - 4:8~9


투쟁의 서신 말미에 해당하는 말씀은 상세한 윤리적 덕목을 권면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 내용은 빌립보서가 편집될 당시 앞의 내용과 비교적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참된 것, 경건한 것, 옳은 것, 순결한 것, 사랑스러운 것, 명예로운 것, 덕이 되고 칭찬할 만한 것 등과 같은 구체적 교훈은 스토아 철학적 교훈의 덕목에 해당한다. 바울은 빌립보교회더러 언제나 그와 같은 덕목들을 생각하라고 권면하고 있다. 바울이 스토아 철학의 덕목을 그대로 받아들여 말하고 있는 것은, 교회가 세상에서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말한다. 교회는 세상 안에서 자신의 진실함을 입증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교회의 기쁨이 세상 안에서 관용으로 드러나야 한다고 말했던 것과 다르지 않은 맥락이다.

바울은 그 권면에 이어 자신으로부터 배우고 받고 듣고 본 것들을 실천할 것을 재삼 강조한다. 자신을 본받으라는 바울의 일관된 메시지이다. 물론 그것이 바울이 인간적으로 자신을 자랑하고 내세우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스도의 복음에 대한 충실성 안에서 자신을 본받으라는 이야기이다. 그와 같이 할 때 평화의 하나님께서 함께 하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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