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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평화, 경제, 신뢰의 위기 극복을 위한 제언

작성자
살림교회
작성일
2010-06-01 18:30
조회
2106
한반도의 평화, 경제, 신뢰의 위기 극복을 위한 제언


“ 사랑과 진실이 눈을 맞추고 정의와 평화가 입을 맞추리라.    땅에서는 진실이 돋아 나오고 하늘에선 정의가 굽어보리라. ” (시편 85:10~11)


이 땅의 참된 평화를 위해 기도해 온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천안함 침몰 사건 이후 전쟁의 징후가 증폭되고 경제 위기와 국민 갈등이 심화되는 현실을 안타깝게 바라보면서 다음과 같이 제언합니다.

  

천안함 침몰 사건은 한반도와 세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침몰 원인에 대한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정부는 두 달에 걸친 자료 탐색과 분석을 통해 ‘북한군 잠수정이 발사한 어뢰에 의한 침몰’이라는 결론을 발표하였습니다. 이어서 정부는 남․북간 교역․교류의 전면 중단과 무력침범 때의 자위권 발동 방침 등 강경한 대북 제재조처를 선언했습니다. 여기에 맞서 북한은 남․북 관계 전면 폐쇄, 불가침 합의 파기 등으로 대응하였습니다.


이러한 남․북 정부의 극단적 대결은 지난 20여 년간 힘겹게 이룩한 평화공존의 구조들을 한순간에 무너트리면서 전쟁 가능성을 수직 상승시켰습니다. 한반도의 정세 불안은 유럽 발 경제 위기와 맞물려 환율 폭등과 주가 폭락을 불러와 심각한 경제 위기의 주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현 상황에 대해 국론이 분열됨으로써 국민 사이의 대립과 반목이 깊어지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천안함과 함께 한반도의 평화와 경제, 그리고 신뢰까지도 침몰될 위기에 이른 요인 중  특히 이 사건을 책임지고 처리하는 현 정부에 무거운 책임이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고의 실체를 규명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방법은 추측이 아니라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검증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정부가 조사 발표 과정에서 사건의 실체를 규명할 핵심 부분을 숨기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으며, 그나마 정부가 제시한 결정적 증거들도 상식적으로도 수용하기 어려운 점들이 많았습니다. 더욱이 세계 최첨단의 경계․공격 능력을 보유한 이지스 함까지 참여한 한․미 합동 군사훈련 현장에서 북한군 잠수정이 이러한 공격을 감행했음을 입증하기에는 증거가 너무도 부족했습니다. 따라서 정부 발표는 사건의 실체를 밝혀서 희생자와 유족을 위로하고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목적임에도 오히려 우리는 지금 국론 분열과 경제 위기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이러한 총체적 위기 앞에서 이를 극복할 세 가지 기본 원칙을 밝히며 우리의 구체적 제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정부는 지나친 대북 강경책을 반드시 재고해야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직 인수위 때부터 부총리급이었던 통일부를 폐지하려 함으로써 국정에서 통일의 비중을 무시했습니다. 이러한 기조는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의 최대 치적인 남북의 평화적 관계를 폄하하고 강경한 대북 정책을 구사하는 것으로 구체화되었습니다. 천안함 사건의 실체는 아직도 모호하지만, 사후 처리 전개과정에 이러한 정부의 입장이 관철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또한 사건의 정보를 정부가 독점하고 정부의 입장을 국민은 무조건 수용할 것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점에 대한 해명 요구도 불허하고, 정부와 다른 견해를 생각하고 말하는 것까지도 반국가적 행위로 몰아붙여 군부독재의 망령을 되살리고 있습니다.


둘째, 정부는 중간 평가 성격을 띠고 있는 지방 선거 승리를 위해 안보를 무리하게 이용하려 한다는 시민 사회와 종교계의 비판을 경청해야 합니다. 그것은 지방선거가 공식적으로 시작되는 날에 조사결과를 발표한 점, 사고 원인 규명의 열쇠인 가스 터빈실을 발표 전날 인양하여 분석 내용을 결과에 반영하지 않은 점,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전쟁기념관에서 담화문을 발표하여 전쟁 분위기를 조성한 점 등에서 드러났습니다. 정치는 정권을 획득․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이지만 그 어떤 정치 세력도 민족의 평화와 생존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주지해야 합니다.


셋째, 우리는 사건 실체 규명과 평화적 해결에 미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행동할 것을 촉구합니다. 한반도에서 전시작전통제권을 가지고 있는 한미연합사령관은 이 사건에 대해 종합보고를 받았을 것입니다. 이에 근거해 한․미 정부는 사건 발생 초기 이 사고가 북한과 무관함을 천명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양국은 갑자기 북한군 소행이라고 주장함으로써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 사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여 의혹에 대해 석명해야 합니다. 미국은 한국과 전통적인 우방관계를 지속해 왔고, 전쟁에 심취했던 부시와 차별화하면서 당선된 오바마 정권이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해 공정한 역할을 해 주리라 기대하며 어떤 이해관계도 진실과 양심에 우선할 수 없음을 강조합니다.


우리는 파국의 위험에 빠진 한반도의 평화와 경제 회복 그리고 신뢰 형성을 위해 다음과 같이 제안합니다.


첫째, 남․북한 정부는 무력으로 해결하려는 유혹을 물리치고 즉각 대화에 나서야 합니다. 한국전쟁의 쓰라린 상처를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우리 민족에게 그 어떤 이유로도 전쟁 가능성을 입에 담는 것조차 죄악입니다. 따라서 남․북한 정부가 선언한 전면적인 관계 단절을 곧바로 취소해야 하며, 어떤 상황에서도 남북경협과 인도주의적 협력은 지속해야 합니다.


둘째, 우리 정부는 조사 발표에 대한 의문점을 국민에게 성실히 설명해야만 합니다. 어떤 사안이든 모호한 부분에 대한 알 권리는 민주시민의 기본권이기 때문입니다. 과거 군부독재에서 경험했듯이 정부 발표를 무조건 믿으라고 강요하는 것은 오히려 유언비어를 확산시키고 사회적 신뢰를 파괴할 뿐입니다.


셋째, 6자 회담국이 참여하는 새로운 조사단을 구성함으로써 조사 결과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아야 합니다. 조사의 주체가 이번 사건에서 가장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할 국방부라는 것은 모순이며, 국제합동조사단의 인적 구성과 대표성도 전혀 확인되지 않고 있는 점도 의혹의 빌미가 됩니다. 따라서 국제사회가 신뢰할 수 있는 조사단을 구성하여 조사 결과를 검증하거나 재조사를 실시함으로써 원인과 책임자를 밝혀내고 재발을 방지하는 것이 지혜로운 방법입니다.


한국기독교장로회는 한반도 평화, 경제 안정, 신뢰 회복을 위해 앞으로도 이 사건에 대해 관심하며 기도할 것입니다. 또한 양심적 국민과 시민단체들과 연대하여 민족의 장래를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아울러 이 문제의 진상 파악을 위해 곧 한국을 방문하기로 되어 있는 세계교회협의회(WCC)와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 등 세계적인 기독교 형제들과 함께 연대하여 진실규명과 평화정착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는 천안함 침몰이라는 불행이 한반도 평화와 우리 사회의 민주적 토대를 더욱 두텁게 하는 계기가 되어 더 이상 국론 분열과 전쟁론의 증폭제로 악용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천안함 희생자들을 존중하고 한반도와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가장 중요한 길임을 확신합니다.



                  2010년 5월 31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총회장  김  현  배

                             총  무  배  태  진

               평화통일위원회위원장  권  영  종

             교회와사회위원회위원장  전  병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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