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망한 동해바다
작성자
최형묵
작성일
2005-08-18 23:07
조회
1858

동지들의 부름을 받고 17-18 이틀동안 강의를 위해 설악동으로 떠난 발걸음...
영동고속도로 종착지 현남 나들목을 빠져나가자마자 한눈에 펼쳐진 바다...
주문진 양양으로 이어지는 바닷길...

시작에 불과...

바다를 보는 순간 어째 "아, 미치겠다!" 일성이 터져 나오는고?
"네가 여기 있는 줄 뻔히 알면서 그리도 무심했다"는 듯이...
바다를 멍하니 바라보자니 눈물이 날 것 같은 느낌마저...

그래서 또 다시 차를 세워두고 3.8휴게소에서...

그냥 차를 세워두고 바닷길을 걷고 싶었습니다.
강의를 마치고 동지들을 만나 정을 나누고
하룻밤 묵고 돌아오는 길....
정말 미치게 할 것 같은 바다를 두고 그냥 올 수가 없어
돌아오는 길에도 또 다시 차를 세웠습니다.

지난 봄 화마를 입은 낙산사 입구입니다.

길을 묻는 집이라...

죽은 것과 산 것들이 엉켜 있는 낙산사, 그 앞의 바다는 의연하게...


아, 망망한 바다...




극락조의 눈물인지 오줌인지... 땀흘리는 길손 목 축여주는 한 모금..


해당화 너머 바다...


홍련암에서 바라본 의상대...

매혹적인 여인 같기도 하고, 푸근한 어머니 같기도 한 관음상...
소리를 꿰뚫는 섬세함이니 아마도 여인이 분명한 듯...

관음의 마음을 닮은 자판기...
난 여기서 커피 한잔을 공짜로 마셨답니다.
'삼성' 상표만 없었더라면 딱 좋았을 것을...

나무인지 하늘인지... 아니 불에 탄 나무 너머로 보이는 바다입니다.

살아 있는 것들과 죽은 것들, 그리고 생과 사를 뛰어넘은 바다...


소생

아쉬움을 달래며... 발이 떨어지지 않는 바다를 뒤로하고 돌아섰습니다.
바다가 눈길에서 사라질 때까지, 운전대를 붙잡고도 바다에서 눈길을 뗄 수 없었습니다.
거의 취한 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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