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이번 여름에는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챙길 수 있을까?

작성자
최형묵
작성일
2014-07-01 15:37
조회
2354
* <주간기독교> 다림줄48번째 원고입니다(140701).


이번 여름에는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챙길 수 있을까?


무더위의 계절이 다가왔다. 땀 흘리며 달려온 사람들에게 심신의 휴식이 절실히 필요한 계절이다. 그러나 지나친 우려일까? 이번 여름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랠 수 있는 휴식이 가능할지 의심스럽다. 하수상한 시절의 한 복판에 있다 보니 몸과 마음이 지쳐만 가고 있을 뿐 수습할 수 있는 방도가 보이지 않는 듯하다. 그러기에 더더욱 휴식이 절실하지만, 또 무슨 일이 터져 마음이 산란해질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한국사회를 일러 ‘너무나 역동적인’(too dynamic) 사회라고 했던가? 여전히 외국인들을 위한 관광안내 팜플렛에는 ‘조용한 아침’의 나라라고 소개되고 있지만, 그것이 허명이 된지는 오래이다. ‘언제나 대낮같이 소란스러운’ 나라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그야말로 긍정적인 의미에서 한국사회가 갖는 역동성을 말하는 것이라면 그래도 그나마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자고 나면 깜짝 놀랄 만한 사고가 끊이지 않고 게다가 정치적 혼란마저 더해가는 형국을 보자면 ‘도대체 이건 아니다!’ 하는 탄식이 절로 난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충격으로 온 국민이 깊은 상처를 입은 마당에 그런 국민들의 처지에는 아랑곳없이 정치인지 코미디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 연이어 벌어지는 상황 가운데서 쓴 웃음 밖에는 도무지 위로의 방법이 찾아지질 않는 것 같다.


이 하수상한 시절에 도자 도덕경의 이야기가 새삼스럽다. “가장 좋은 다스림은 아래 사람들이 다스리는 자가 있다는 것만을 알 뿐이다. 그 다음은 아래 사람들이 그를 친근하게 여기고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이다. 그 다음은 아래 사람들이 그를 두려워하는 것이다. 그 다음은 아래 사람들이 그를 업신여기는 것이다. 미더움이 부족하면 불신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윽하다, 말 한마디를 귀하게 여기는 것! 공이 이뤄지고 일이 다 되는 것을 백성들은 나 스스로 그러한[自然] 것이라 한다.”(도덕경 17장)


여기서 노자가 말하는 것은 그저 통치행위가 있다는 것만 알 뿐 사람들이 저마다 자기 몫을 성실히 감당하며 그것이 마땅히 이뤄져야 할 일이라 여기며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최상이라는 것이다. 우리 현실에 비춰볼 때 너무 요원한 이야기일까? 그 경지에 이르지 않더라도, 최소한 울화병 걱정이라도 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다양한 인간들이 사회를 이루고 살아가는 현실에서 어찌 갈등이 없을 수 있고 그로 인한 고통이 없을 수야 있을까? 문제는 그것을 해결하고자 하는 진정성 있는 노력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일 텐데, 오늘 우리 사회는 도무지 그게 보이지 않는 것 같다.


현실은 현실이고 나는 나이니 내 몸과 마음이나 챙기자는 식으로 일종의 정신분열을 겪지 않고서는 편안한 휴식을 누릴 수 없는 오늘 우리의 현실이 딱하다.  



최형묵(천안살림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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