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연구

[도마복음서 22] 소중한 하나(72~76절)

작성자
최형묵
작성일
2012-12-12 21:40
조회
1472
천안살림교회 2012년 수요 성서연구

도마복음서 읽기 / 매주 수요일 저녁 7:30

2012년 12월 12일 / 최형묵 목사



제22강 소중한 하나(72~76절)


72 어느 사람이 그에게 말했습니다. “저의 형제들에게 저희 아버지의 유산을 저와 함께 나누도록 말해 주십시오.”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보십시오. 누가 나를 나누는 사람으로 만들었습니까?” 예수께서 제자들을 향해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나누는 사람입니까?”

73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추수할 것은 많은데 일꾼이 적습니다. 그러므로 추수하는 주인에게 부탁하여 일꾼들을 밭으로 내보내도록 하십시오.”

74 그가 말했습니다. “주님, 우물 주위에는 사람들이 많은데 우물 안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75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문에 섰으나 홀로인 사람만이 신방에 들 것입니다.”

76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아버지의 나라는 상품을 많이 가진 상인이 진주를 발견한 것과 같습니다. 그 상인은 현명하여 자기의 상품을 다 팔아 자기를 위해 그 진주 하나를 샀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도 없어지지 않고 오래 갈 보물을 구하십시오. 그것은 좀도 쏠지 않고 동록도 해치지 않을 것입니다.”  

               - 오강남, <또 다른 예수>에 실린 본문(김용옥, <도마복음 한글 역주 3> 참조)



72. (* 유사병행구: 누가 12:13~15)

* 나누지 않는다: 누가복음의 유사병행구에서는 재산분할에 대한 요구에 대응하여 탐심을 경계하라고 일깨우고 소유 여부에 따라 진정한 삶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결론에 이름. 보다 간결한 형태를 띤 도마복음의 본문에서도 그와 동일한 동기가 드러나 있음. 재산분할, 곧 배타적 소유의 확정을 부정하고 있음. 그런데 누가복음에서는 재산분할, 곧 배타적 소유를 확보하고자 하는 동기의 밑바탕에 깔린 탐심을 경계하는 교훈에 초점이 있는 반면 도마복음의 이 본문은 예수 자신의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로 귀결. 세상의 분할의 논리, 경계의 논리에 매이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넘어서는 예수. 하나된 이.      


73. (* 유사병행구: 마태 9:37~38, 누가 10:2)

* 추수할 일꾼: 이 말씀은 보통 교회에서 전도와 교회확장의 논리로 남용되고 있지만, 진정한 구원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많지만 그 사람들을 인도할 수 있는 깨달음에 이른 사람은 적다는 것을 말하는 것. 예수운동의 실제적 현실을 보여주는 구절로서 그 운동의 사회적 관심을 보여 주는 구절.


74.

* 우물가에 서성이는 사람들: 흔히 우물에서 두레박으로 물을 긷는 장면만 연상하기 쉽지만, 깨끗한 물을 끊임없이 공급받기 위해서는 우물 안으로 들어가 정화하는 작업이 필요한 상황, 또는 가뭄이 심한 지역에서 우물 속으로 들어가 바가지로 퍼내는 장면을 연상하면서 이 말씀을 볼 때 그 의미를 제대로 헤아릴 수 있을 것. 샘물을 마시고 싶어하지만 그 샘물을 맛보기 위해 행동하는 사람은 드문 상황을 말함. 이 말씀은 깊이의 차원을 말하는 동시에 실천의 차원을 함축. 종교적 신앙을 가진 많은 사람들의 실상을 적절하게 말해 주고 있는 본문.


75.

* 홀로인 사람: 앞 구절과 연속되는 동기를 지닌 말씀. 신방 앞에서 많은 사람이 서성이고 있지만 정작 신방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홀로인 사람뿐. 도마복음에서 계속 강조되고 있는 모티프. 신 앞에 선 단독자로서 신과의 진정한 합일을 일깨우는 말씀.


76. (* 유사병행구: 마태 13:45~46, 누가 12:33~34)

* 가장 소중한 한 가지: 역시 도마복음에서 되풀이되고 있는 주제. 큰 고기 하나를 남기고 작은 물고기를 버린다는 8절의 본문과 상통. 홀로인 사람만이 신방에 들어갈 수 있다는 앞의 본문과도 의미상 직결. 수없이 많은 번다한 것들을 버리고 오직 소중한 한 가지를 갖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삶, 진정한 구원의 세계. 64절에서 상인은 아버지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 했는데, 상인의 현명한 처신을 들어 아버지의 나라를 말하고 있는 점이 흥미로움. 그러나 이 이야기는 상인의 현명한 투자를 두고 아버지의 나라를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님. 상인이 가지고 있던 많은 재물은 팔아야 할 상품이지만, 신중하고 현명하게 지금 구한 것은 자신을 위한 보물. 곧 더 많은 상품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행위가 아니라 자신이 향유하고자 하는 소중한 것을 구하는 태도. 이윤을 추구하는 행위가 아니라 자신의 것을 향유하는 행위라는 데 초점이 있음. 투자자로서는 빵점일 수도 있음. 그러나 더 소중한 것, 좀먹고 녹슬지 않는 진정한 삶을 구가하는 데 마음을 쏟으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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