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연구

[바울서신읽기 11] 할례받은 사람들의 복음과 할례받지 않은 사람들의 복음 - 갈라디아서 2:1~14

작성자
최형묵
작성일
2013-12-04 22:06
조회
970
천안살림교회 2013년 수요 성서연구

바울서신 읽기 / 매주 수요일 저녁 7:30

2013년 12월 4일 / 최형묵 목사


제11강 할례받은 사람들의 복음과 할례받지 않은 사람들의 복음 - 갈라디아서 2:1~14



1. 예루살렘 회의 - 2:1~10


지금 갈라디아 교회에 생긴 문제를 보고 질책하고자 하는 바울은, 먼저 자신의 주장의 진실성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밝혔다. 그것은 전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비롯되는 것이었다. 이제 바울은 좀 더 구체적이고 인간적인 근거에 대해 말한다. 예루살렘 회의에서의 합의사항이 그것이다.

바울은 전향 이래 줄곧 소신껏 선교활동을 펼쳐왔다. 그러나 세월이 한 참 지난 후 예루살렘을 방문해야 했다. ‘14년이 지난 후’에 예루살렘을 방문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어느 시점부터인지는 분명치 않다. 적어도 상당 기간 소신껏 선교활동을 펼치는데 노선상의 문제는 그다지 심각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바울이 예루살렘을 방문해야 했던 상황은 노선상의 갈등이 야기되었고 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바울이 밝히고 있는 바와 같이, ‘몰래 들어온 거짓 신도들[형제들]’이 할례를 강요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이것은 어느 시점에 강경한 유대 보수주의자들이 등장했다는 것을 시사한다. 바울은 안디옥으로부터 바나바, 디도와 함께 예루살렘을 방문하였다. 바나바는 유대인 출신 동역자였고, 디도는 그리스인 출신이었다. 디도의 동행은 특별히 의미를 지니는 것이었다. 그는 이방인출신으로 할례받지 않고도 그리스도의 복음을 신실하게 따르는 산 증거였기 때문이다. 바울은 그렇게 산 증거와 동행하여 예루살렘을 방문하여 ‘유명한 사람들’에게 자신이 이방인들에게 전하고 있는 복음에 대해 설명하였다. 그것은 지금까지 자신이 달려 온 일이 헛되지 않게 하려는 것이었다.

예루살렘에서 바울은 그 반대파인 ‘거짓 형제들’을 만났고, ‘유명한 사람들’을 만났고, 유력한 지도자들(야고보, 게바/베드로, 요한)를 만났다. 여기서 ‘유명한 사람들’이 누구인지는 분명치 않다. 반바울파의 핵심세력은 아닌 듯하고, 유력한 지도자들과의 관계는 모호하다. 아마도 유력한 지도자들을 통칭하는 말일 수도 있다. 어쨌든 바울은 ‘거짓 형제들’(이것은 물론 바울의 규정)과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 할례를 요구하는 그들의 주장에 대해 바울은, 그리스도 안에서 자유를 누리는 이들의 자유를 빼앗아 노예로 만들려는 것이라고 단호하게 배격한다. 바울의 일행은 단 한 순간도 그들의 주장에 굴복하지 않았다. 바울은 ‘복음의 진리’를 지키려는 자세로 일관하였다.

마침내 바울은 유명한 사람들, 그리고 그들 가운데 핵심 지도자들에 해당할 수도 있는 세 기둥들, 곧 야고보와 게바와 요한으로부터 자신의 몫을 인정받는다. 베드로가 할례받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임무를 맡았다면 바울은 할례받지 않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임무를 맡았다는 것을 공적으로 승인받았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겉모양으로 판단하지 않기에 유명한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상관없이 자신의 길을 달리는 것이 마땅하다고 여기는 바울에게서 합의가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반대파의 논리가 현저하게 선교활동을 방해하는 상황에서 이를 막기 위해 현실적인 수단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래서 바울은 명백한 합의의 사실을 강조한다. 사실 ‘할례받은 사람의 복음’과 ‘할례받지 않은 사람의 복음’이라는 표현은 바울의 태도에 비춰볼 때 전혀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울이 그 표현을 빌러 말하는 것은 당시의 합의를 강조하려는 데 그 의도가 있다고 할 것이다. 바울은 당시 예루살렘 교회의 가장 유력한 지도자인 야고보, 게바, 요한이 이를 인정했다는 것을 내세운다. 바울 일행은 이들과 친교의 악수를 나눴다. ‘거짓 형제들’이 이에 대해 승복했다는 암시는 없다.  

바울은 지금 현안과는 직접 관련이 없지만, 예루살렘에서의 회동에서 약속한 또 한 가지 사실을 언급한다. 예루살렘 교회 지도자들이 가난한 사람을 기억해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 그것은 자신이 늘 마음 써 오던 일임을 밝힌다. 바울은 실제로 이 일에 마음을 쏟았고, 이를 통해 그리스도 안에서 연대와 일치를 추구했다. 그의 선의가 순수하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았지만 바울은 이에 대해 일관된 태도를 취했다.  


2. 안디옥 회식 사건 - 2:11~14


예루살렘에서 합의를 이뤘지만 그 합의의 정신이 순조롭게 지켜지지는 않았다. ‘거짓 형제들’의 강경한 활동은 지속되었고, 합의의 당사자들이었던 예루살렘 교회 지도자들의 태도도 흔들렸다.

어쩐 일인지 게바가 안디옥에 들렀을 때 이방인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일이 있었다. 그런데 야고보가 보낸 사람들이 오자 게바는 할례받은 사람들이 두려워 그 자리를 피하고 말았다. 게바의 그 행동은 다른 사람들, 구체적으로 바울의 편에 있던 바나바까지 동요하게 만들었다. 이방인들과 함께 한 현장에서 동요하는 게바의 태도도 문제였지만, 어느덧 합의의 당사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야고보까지 입장을 달리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베드로가 동요한 것은 ‘야고보가 보낸 사람들’을 보고 할례 받은 사람들을 두려워하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예루살렘 교회 최고 지도자인 야고보가 입장을 선회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리고 그 지도자의 입장 선회로 유대의 강경 보수주의자들이 상당한 영향력을 갖게 된 상황에서 게바는 자신의 지위에 대한 불안감을 갖게 되었을 것이다. 그 사태를 보고 바울은 심각한 위기감을 가졌다. 바울은 게바에게 이를 심각하게 질책한다. 그리고 이 사건을 회상하면서, 오직 믿음으로 의롭게 된다는 것을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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