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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기사] '개혁을 위한 종교인 네트워크' 토론회

작성자
최형묵
작성일
2006-06-28 12:15
조회
3072
'개혁을 위한 종교인 네트워크' 토론회

"기득권 유지하려 타종교에 배타성 키워"

개신교·불교 관계자들 건전한 비판 쏟아내

"신앙 잘못알고 추종" "교리적 우월감이 편견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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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을 위한 종교인 네트워크’가 26일 한국 종교의 배타성 문제를 주제로 개최한 포럼에서 참가자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  



한국은 종교간 화합이 잘 되면서도 종교적 배타성이 강한 나라다. 절에서 불상에 예를 올렸다는 이유로 교수가 해임되고, 영화 ‘다빈치코드’의 상영을 놓고 보수 개신교계가 격렬한 반응을 보인 것이 최근 사례다.

참여불교재가연대, 우리신학연구소, 한국가톨릭농민회 등이 결성한 ‘개혁을 위한 종교인 네트워크’가 26일 ‘한국 종교의 배타성, 비판적 전망을 향하여’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제목대로 종교 배타성의 배경과 양상을 살피는 자리였다.


김경호 들꽃향린교회 목사, 장석만 옥랑문화연구소 소장 등은 주로 개신교의 배타성을 지적했다. 김 목사는 “구약성서의 ‘오직 야훼만’ 신앙을 잘못 이해한 결과 개신교가 배타적인 종교가 됐다”고 주장한다. ‘오직 야훼만’ 신앙은, 이스라엘 건국 초기 해방된 노예들이 평화와 평등의 공동체를 세울 때 의지했던 믿음으로, 그 공동체를 계속 지켜야 한다는 책임과 의무를 담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역사적 사실은 망각한 채, ‘나 외에 다른 신은 섬기지 말라’는 말만의 신앙으로 남았고 그것을 추종한 결과 남을 공격하는 배타성을 낳게 됐다는 것이다.


장 소장은 19세기 말, 20세기 초에 개신교가 망해가는 나라를 구할 방편으로 여겨지고, 미군정, 친미정권 등을 거치며 미국 종교라는 인식이 강해졌으며, 지금은 중산층, 젊은이, 지식인, 도시인의 종교로 한국 사회에서 큰 영향력을 지니게 됐다고 지적했다. 주류 개신교는 그 과정에서 타종교, 개신교 내부의 분파 그리고 북한에 대해 배타적 태도를 갖게 됐으며, 그런 배타성은 사회 전반에 퍼져있다고 장 소장은 주장했다.


윤남진 참여불교재가연대 사무처장은 “불교가 포용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최근 타 종교, 특히 개신교에 대한 배타성을 표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처장은 “불교인은 불교가 고등 종교이고, 기독교는 유일신 사상, 창조론, 동정녀 마리아의 성령 잉태 등을 들어 ‘미신적’이라고 생각하는 교리적 우월감을 갖고 있는데, 이것이 배타성을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배타성은 편견을 강화하고 편견은 이해와 관용을 어렵게 하는데, 이것이 타종교와의 대화, 타종교에 대한 이해를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황경훈 아시아신학연대센터 실장은 한국천주교 주교회의가 1997, 2003년 두 번에 걸쳐 발간한 소책자 ‘건전한 신앙생활을 해치는 운동과 흐름’이 신흥종교, 뉴에이지와 종교다원주의, 심지어 기공, 단전호흡, 염력, 요가, 마인드콘트롤 등을 신자들이 접해서는 안되거나 주의를 요하는 것으로 소개했다며 천주교의 배타성을 꼬집었다.


한편 최형묵 천안살림교회 목사는 “종교의 배타성은 역사적 산물이지 불변의 본질이 아니며 종교가 권력과 유착하면서 지배와 배제의 논리로 사용해왔다”고 주장했다.


윤 처장도 “종교의 가르침 그 자체가 배타적이지는 않으며, 대신 종교 지도자들이 정치적으로 혹은 기득권 유지를 위해 의도적으로 배타적인 태도를 보여왔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종교간 대화’를 내걸고 성직자, 수도자들이 만나 함께 토론하고 수행하는 것에 대해, “자칫 기성 종교 혹은 성직자의 권위를 포장하고 본질적 배타성을 은폐하는데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계했다.



박광희 기자 khpark@hk.co.kr

입력시간 : 2006/06/27 18:15


**** <한국일보> 기사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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