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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신뢰 하락… 목회자 개개인이 회개해야”

작성자
살림교회
작성일
2010-10-24 15:45
조회
2640
“개신교 신뢰 하락… 목회자 개개인이 회개해야”


도재기 기자

입력 : 2010-10-21 21:14:05ㅣ수정 : 2010-10-21 21:14:10

연세신학연구회 창립 30주년 ‘위기의 한국교회’ 학술세미나


사회적 신뢰 하락 등 한국 개신교회의 위기는 목회자의 책임이고, 목회자 개개인의 철저한 회개와 그에 따른 실천이 이뤄져야 한다는 ‘쓴소리’가 나왔다. 목회자 중심인 한국 교회의 특성상 목회자가 변해야만 평신도가 변하고, 교회가 변해야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어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해 나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연세대 정종훈 교수는 지난 19일 연세대 루스채플 원일한홀에서 열린 ‘위기의 한국 교회, 진단과 대안’이란 주제의 학술세미나에서 목회자들의 “부끄러운 현실”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목회자의 회개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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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신학연구회는 지난 19일 연세대에서 ‘위기의 한국교회, 진단과 대안’이란 주제의 창립 30주년 기념학술세미나를 열어 개신교회가 지향해야 할 방향성 등을 모색했다. | 김문석 기자 kmseok@kyunghyang.com


이 학술세미나는 연세대 신과대학 출신의 신학자·목회자로 구성된 연세신학연구회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마련했다. 위기에 처한 개신교회가 향후 지향해야 할 방향성을 모색하고, 신학자와 목회자가 해야 할 일을 성찰하기 위해서다. 세미나에는 정 교수를 비롯해 김경호 목사(들꽃향린교회), 최형묵 목사(천안살림교회), 허오익 교수(대전신학대)가 주제 발표를 했다.


정 교수는 목회윤리적 차원에서 한국 교회의 위기를 분석하고 그 대안을 제시했다. ‘한국 교회 목회자들의 문제와 그 해결을 위한 방안 모색’이란 주제발표에서 정 교수는 “한국 근대화와 민주화운동, 통일운동에서 큰 기여를 한 기독교가 어찌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라며 “원인은 무엇보다 리더인 목회자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단언했다. 목회자들은 그동안 “(하나님과 달리) 세상의 한가운데로 나가지 않는” 등 “신앙의 본질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고, 또 자신의 삶으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아예 왜곡된 신앙을 가르쳤다며 그 대표적 사례로, “싸구려 값싼 은혜를 강조한 나머지 은혜에 상응하는 삶, 율법의 제3용법을 간과함으로써 삶의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감당해야 할 기독교인의 책임을 소홀히 한 것” 등을 꼽았다. 이어 불의한 정권에 대한 지지, 집단이기주의, 세상과의 소통 부재 등 빛과 소금의 사명을 포기한 점, 교회 안에서 주인노릇을 하려 한 점, 개혁적이지 않은 점 등을 비판했다. 정 교수는 문제해결 방안으로 교단 차원의 ‘집단 회개’를 넘어 ‘목회자 개개인의 철저한 회개’와 그에 합당한 후속작업 실천을 강조했다. 그는 “부끄러운 현실에 대한 회개 때조차 무게중심을 회개에 두는 게 아니라 새로운 부흥에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 섬기는 리더십, 상식이 통하는 교회 만들기,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서의 사명 회복 등을 제시했다.


김경호 목사는 신앙실천적 시각에서 대안을 분석한 ‘신앙의 생활화와 예수살기’란 주제발표를 통해 ‘교회 속에서의 신앙생활’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의 신앙생활’, 즉 ‘생활신앙’을 강조했다. 김 목사는 “하나님의 나라는 시청 앞에 나가 구호를 외친다고 오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 일상을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회가 “교회생활·신앙생활이란 말로 세상과 담을 쌓고 복음을 단지 공동체 안에서의 질서로 변질”시켜, “복음은 세상과 소통하기를 멈췄고, 기독교와 기독인은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을 지경에까지 이르는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진보적 기독인들의 모임인 ‘예수살기’의 총무이기도 한 김 목사는 예수살기의 신앙생활 원칙, 실천사항 등을 상세히 소개하며 “교회의 갱신은 신앙인의 생활이 변화해야 하고, 교회를 통해 우리 삶의 현장에서 예수의 삶을 오늘에 대변해주는 예수살기가 이뤄져야 가능하고, 비로소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형묵 목사는 ‘한국 기독교, 권력화의 길과 탈권력화의 길’이란 주제발표에서 1970년대 이후 현 정부까지 교회의 성장과정, 교회와 정부 권력의 관계, 교계내 진보·보수 세력 등을 분석했다. 최 목사는 교회의 권력독점적인 상층 정치구조와 서열화된 교회 직제, 위계질서를 강화하는 예배 양식, 평신도들의 비주체성 등을 주류 기독교의 보수성을 강화시키는 기제들로 지목하고 이의 개혁을 통한 교회의 재구성을 요청했다.


통일신학적 접근을 한 허오익 교수는 ‘한국 교회 반공이데올로기 극복의 과제’란 주제발표에서 교회의 극복 과제인 ‘원칙적 반공주의’와 ‘체험적 반공주의’ 등 반공이데올로기의 형성과 전개과정 등을 분석했다. 허 교수는 “하나님이 교회에 부여한 시대의 사명이요, 역사적 과업은 바로 통일”이라며 “교회는 좌파나 우파에 치우치지 않고 하나님의 뜻에 따라 ‘모두가 잘 사는 사회’를 이 땅에 실현하는 데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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