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연구

[도마복음서 07] 신비의 선물 (17~20절)

작성자
최형묵
작성일
2012-06-27 22:15
조회
1555
천안살림교회 2012년 수요 성서연구

도마복음서 읽기 / 매주 수요일 저녁 7:30

2012년 6월 27일 / 최형묵 목사


제7강 신비의 선물 (17~20절)



17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눈으로 보지도 못했고, 귀로 들어보지도 못했고, 손으로 만져보지도 못했고, 마음으로 생각하지도 못했던 것을 주겠습니다.”

18 제자들이 예수께 말했습니다. “우리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끝이 어떻게 임할 것입니까?”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은 시작을 찾았습니까? 그래서 이제 끝을 찾는 것입니까? 끝은 시작이 있는 곳에 있습니다. 시작에 서 있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그는 끝을 알고 죽음을 맛보지 않을 것입니다.”

19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있기 전에 있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여러분이 나의 제자가 되어 내 말에 귀를 기울이면 이 돌들이 여러분을 섬길 것입니다. 여러분들을 위해 낙원에 준비된 다섯 그루 나무가 있습니다. 이것들은 여름이든 겨울이든 변하지 않고, 그 잎도 떨어지지 아니합니다. 이를 깨닫는 사람은 죽음을 맛보지 않을 것입니다.”

20 제자들이 예수께 말했습니다. “하늘나라가 어떠할지 저희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은 겨자씨와 같아서, 모든 씨들 중 지극히 작지만, 준비된 땅에 떨어지면 나무가 되어 하늘을 나는 새들의 쉼터가 될 것입니다.”                  

- 오강남, <또 다른 예수>에 실린 본문  



17. (* 유사병행구: 이사야 64:4; 고린도전서 2:7~9; 마태 13:16~17; 누가 10:23~24 / 요한1서 1:1)

* 전대미문의 소식: 경험의 인식 지평을 완전히 벗어나는 차원. 경험할 수 있는 어떤 대상과도 동일시될 수 없는 차원. “나는 나다”. 종교의 궁극적 차원. 보이고 들어보고 만져보고 생각했던 것에 집착하는 종교는 그 근본에서 벗어나 있음.


18.

* 인식의 근본적 전환: 끝에 관한 제자들의 물음은 일반적인 종말론적 인식을 바탕으로 한 것. 곧 세상이 시작되었으니 그 끝이 장차 도래하리라는 믿음에서 제기되는 물음. 그러나 예수는 “시작을 알지도 못하면서 어찌 끝을 찾느냐?”고 반문하면서 근본적 인식의 전환을 촉구. “아직 삶도 다 알지 못했는데, 어찌 죽음을 알겠느냐?”는 공자의 반문과 동일한 발상. 시간에 관한 두 가지 그리스적 개념, 곧 양적 시간으로서 ‘크로노스’(chronos: time: 연대기적 의미의 때)와 질적 시간으로서 ‘카이로스’(kairos: timing: 적기)를 대비하면 이 말씀을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음. 시작은 궁극적 이치의 시원을 말하는 것. 곧 그 시원을 알면 종말도 알 수 있다는 것. “하늘나라는 여기 있다 저기 있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과 그 의미가 상통하는 말씀. 기계적 시간에 내맡겨진 존재가 아니라 사물의 이치를 깨달은 주체적 존재의 가능성.  


19.

* 있기 전에 있는 존재: 경험적 존재를 넘어서 그 경험적 존재를 배태한 근원적 시원을 말함. ‘없이 있음’(유영모). 어떤 대상과도 동일시될 수 없는 “나는 나”. 그러나 모든 존재를 가능하게 하는 기반. 그러므로 있기 전에 있다는 것은 그 시원의 이치를 깨닫는 것을 말함.

* 낙원의 다섯 그루 나무: 이것들은 인간의 오관을 상징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음(색, 성, 향, 미, 촉). 그 나무들이 언제나 시들지 않는다는 것은 언제나 생동하는 삶을 산다는 것.


20.

* 겨자씨: 이 대목의 구절들은 전반적으로 아귀가 일관되게 들어맞는 구조를 갖추고 있음. 앞서 말한 모든 내용은 겨자씨의 비유를 통해 더욱 분명하게 진술. 하나의 씨앗은 모든 가능성을 배태하고 있음. 곧 처음과 끝을 동시에 안고 있음. 더욱이 여기서 가장 작은 씨앗인 겨자씨가 큰 나무(사실은 초본이지만 새들이 깃들만큼 커지는 겨자)가 된다는 것은 질적인 변화의 과정을 극적으로 설명. 그 나무는 새들에게 유익함을 준다는 것은 시원의 이치를 깨달은 사람이 끼치는 덕으로 이해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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