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연구

[특강: 현대 신학과 교회 03] 민중신학의 이해

작성자
최형묵
작성일
2013-06-19 22:27
조회
1910
천안살림교회 2013년 수요 성서연구

현대 신학과 교회 / 매주 수요일 저녁 7:30

2013년 6월 19일 / 최형묵 목사


제3강 민중신학의 이해


I. 민중신학의 이해


1. 1970년 전태일 사건, 민중현실과 그에 대한 발견

2. 1973년 <한국 그리스도인 선언>

3. 1975년 서남동, “민중의 신학에 대하여”, “예수ㆍ교회사ㆍ한국교회”; 안병무, “민족ㆍ민중ㆍ교회”

4. 1979년 아시아기독교교회협의회(CCA) 신학협의회에서 ‘민중신학’(Minjung Theology)으로 명명

5. 민중신학의 고유성은 ‘민중경험’과 그에 대한 독특한 ‘해석방식’에 있다. 곧 민중의 눈으로 세계와 역사를 보고, 나아가 성서를 보는 해석학적 관점에 도달함으로써 신학하는 방법의 혁명적 전환을 이룩한 데 있다.(참조. 최형묵, “민중신학”, 『기독교백과사전』증보판[교문사, 1996]에 수록;  『보이지 않는 손이 보이지 않는 것은 그 손이 없기 때문이다 - 민중신학과 정치경제』[다산글방, 1999]에 “민중신학의 고유성과 그 전개”라는 제목으로 재수록)


II. 민중신학 세대론과 다양한 민중신학들


민중신학의 역사와 그 유형을 이해하는 한 방법으로 ‘세대론’이 널리 통용되고 있다. 엄밀히 말해 ‘신학자들’이 아닌 ‘신학의 경향’을 분류하는 이 세대론은 민중신학의 연속성과 차별성을 분별해주는 유용한 방편이다.

제1세대 민중신학은, 1960ㆍ70년대 돌진적 근대화 과정에서 소외된 민중의 발견에서 촉발되었다. 1970년 전태일 사건의 충격과 더불어 기독교 신학은 자신의 시좌를 새롭게 설정한다. ‘민중사건’을 증언하려는 신학은 한국의 근대화에 대한 근본적 성찰과 더불어 그 사건을 증언하기에는 부적합한 이전의 기독교와 신학 전통에 대해 비판적으로 성찰하였다. 서구적 합리성에 기초한 지배적 담론에 대한 저항으로서 당시의 민중신학은 예언자적 통찰에 가까웠다. 그것은 민중신학자들 스스로의 표현처럼 ‘증언의 신학’이었으며 ‘반신학’ ‘탈신학’이었다.

1980년 광주민중항쟁과 더불어 제2세대 민중신학이 전개된다. 1980년대는 한국적 근대화의 대안으로 반자본주의적 전략과, 미국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더불어 민족해방 전략이 전면에 부상하였고, 급진적인 학생운동의 폭발적 성장 및 노동자 계급운동의 형성과 더불어 대안적 이념으로서 맑스주의의 수용이 본격화되었다. 이 시기의 민중신학은 민중운동과의 연대를 중요한 과제로 설정하고 그 연대를 위한 대안적 이론 모색에 치중하였다. 정치경제학적 인식과 신학적 인식을 결합한 ‘물(物)의 신학’이 형성된 것은 그 결과였다. 맑스주의 정치경제학에 접근한 제2세대 민중신학은 제1세대 민중신학의 다양한 가능성을 협애화시킨 것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그것은 당대의 시대인식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불가피한 결과였다.

현실 사회주의의 몰락과 지구화로 특징지워진 1990년대 이후 역사적 지평은 제3세대 민중신학을 태동시킨 배경이 된다. 국가 내지는 민족을 중심으로 하는 근대적 경계화가 해체되는 가운데 보다 다양하고 정교한 지배의 양식을 구현하고 있는 지구화의 현실은 새로운 해방 전략을 요구하고 있다. 제3세대 민중신학은 그러한 현실에 대응하여 정치경제학적 인식을 보완하는 인식 틀로 문화정치학적 인식을 수용한다. 아울러 거대담론과 미시담론의 통합을 추구하고 권력의 다양한 지배 양식에 주목하여 민중신학의 권력해체적 특성을 강조한다.

탈 서구신학 기획으로서 ‘반신학’ 내지는 ‘탈신학’의 계보를 형성하고 있는 세대별 민중신학은 한국사회의 위기에 대한 개입 언어로서 신학의 성격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그 세대별 구분법으로 포괄되지 않는 다양한 민중신학‘들’ 또한 있다. 예컨대 세대별 구분 범주에 들지는 않으나 반신학의 계보로 분류할 수 있는 민중여성신학 및 민중종교신학 등이 있다. ‘민중 가운데 민중’으로 일컬어지는 여성의 시각을 강조하는 여성민중신학은 가부장적 텍스트로서 성서 자체의 재구성까지 주장하는 급진성을 띠고 있다. 민중종교신학은 흔히 ‘토착화신학’이라 일컬어진 신학의 전통에서 급진화된 한 갈래로서 종교간 대화의 근거를 민중 해방사건에 두고 있다. 대개의 종교간 대화의 신학 모형이 선교론적 차원에 머물러 사실상 오리엔탈리즘의 한계 안에 있는 반면 민중종교신학은 창조적 한국신학으로서 민중신학과 궤를 같이한다고 할 수 있다.

‘반신학’의 계보와 대별되는 경향을 이름한다면 ‘신학적 재구성’ 시도라 할 것이다. 반신학의 계보로 이어지는 민중신학과 달리 ‘신학적 재구성’의 시도는 신학의 장으로서 교회를 강조함과 아울러 전통적 신학과의 대화를 중시한다. 이러한 ‘신학적 재구성’의 시도는, 서구신학과의 차별화 전략을 취하는 경향과 동일화의 전략을 취하는 경향으로 다시 나뉜다. 차별화 전략은 사실상 서구신학의 주요 교의들을 전제하면서도 한국의 전통에서 재발견된 가치들의 의미를 재조명하려는 방식으로, 동일화의 전략은 서구신학의 교의에 비춰 민중신학을 순화하려는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경향들이 여전히 민중신학인 것은, 스스로 민중신학의 유산을 폐기하지 않는다는 전제를 명시적으로 내세우기 때문이다.

또 한편으로 오늘 민중신학의 여러 갈래 가운데 하나로 ‘훈고학적’ 민중신학 또한 있다. 대개 1세대 민중신학의 진술을 그대로 따와 오늘의 논의를 평가하려는 경향을 말한다. 훈고학이 고문에 대한 해석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과거의 진술 그대로 인용하기를 즐기는 이 경향은 ‘훈고학적 민중신학’이라기보다는 ‘민중신학 근본주의’라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할지 모르겠다.  

계보학적으로 보나 그 밖의 여러 경향들로 보나, 이제 민중신학은 단일한 색조를 지닌 신학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중신학은 현재진행형의 신학으로서 고유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 특성은 ‘민중사건’을 신학적 성찰의 출발점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애초 한국적 맥락에서 발견된 ‘민중사건’의 지평은 이제 폐쇄된 시공간으로서 한국에 제한되지 않는다. 자본의 지구화 현실에서 지역적이며 동시에 지구적인 ‘민중사건’들이 봇물 터지듯 펼쳐지고 있다. 이제 한국의 민중신학은 전지구적 민중연대를 향한 신학적 성찰로서 그 지평을 확장해야 하는 과제 앞에 서 있다.* (교수신문 엮음,『오늘의 우리이론 어디로 가는가 - 현대 한국의 자생이론 20』, [생각의나무, 2003년]에 수록된 글을 약간 보충함)  


* 반신학 또는 탈신학 계보 --- 세대별 민중신학: 1세대, 2세대, 3세대

                                         (민중)여성신학 / 민중종교신학

* 신학적 재구성의 시도 ------ 서구신학과의 차별화 전략

                               서구신학과의 동일화 전략

* ‘훈고학적’ 민중신학 또는 ‘민중신학 근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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