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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장로회 제91회 총회 선언서

작성자
살림교회
작성일
2006-09-26 00:36
조회
2767
한국기독교장로회 제91회 총회 선언서


“오직 나와 내 집은 여호와를 섬기겠노라”

여호수아 24:14-18, 요한복음 13:14-15, 베드로전서 4:10



  

   언제나 우리를 복음의 행진에 참여케 하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인도하심을 따라 지난 2003년 은총ㆍ생명ㆍ섬김의 희년신앙을 선포하고, 그 신앙을 구현하기 위해 달려온 우리는 제91회 총회를 맞아 “오직 나와 내 집은 여호와를 섬기겠노라”라는 섬김의 신앙고백으로 우리 앞에 놓인 교회와 시대의 과제를 감당해나갈 것을 선언한다.


   섬김은 교회가 고백하는 신앙의 진정성을 판별하는 시금석이다. 일찍이 가나안 복지를 앞에 둔 이스라엘 백성은 오직 주 하나님만을 섬기겠다는 신앙고백으로 생명의 길을 따랐다. 그 고백은 긍휼히 여기는 마음으로 약자를 보호하고 공의를 펼치시는 하나님을 따르겠다는 결단이었다. 또한 이 땅에 오셔서 은총의 희년을 선포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심으로써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곧 사람들 사이에서 섬김의 삶을 이루는 일임을 극명하게 일깨워주셨다. 그리스도의 길을 따르는 교회공동체는 우리에게 베푸신 하나님의 은총을 기억하며 서로가 서로를 아끼고 섬김으로써 마땅히 그 본분을 다해야 한다.


   오늘 세계와 우리 사회 현실이 혼란스럽고 고통으로 가득 찬 것은 그 섬김의 도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강대국은 스스로의 힘만 믿고 패권을 휘두르며 자신의 가치와 질서를 강요하고 있어 전쟁과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는 소수에게 부의 편중이 심화되어 많은 사람들이 가난으로 고통을 겪는 양극화의 폐해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그와 같은 현실 안에서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섬김의 길을 따르기보다는 경쟁과 배타적 우위의 논리를 당연시하고 있다. 역사적 현실의 위기요, 신앙의 위기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위기의 현실 앞에서 섬김의 길을 온전히 따르지 못한 우리 자신의 책임을 깊이 통감하며,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1. 지배와 승리의 논리는 세계를 파멸로 몰아넣는다.


단일한 패권국가의 횡포가 날로 심화되어 가고 있는 오늘, 우리 사회는 그 패권확장의 최전선에서 극심한 홍역을 앓고 있다. 평택 대추리 미군기지 이전은 이미 그 땅에 살아온 주민들의 생존권을 뒤흔들었을 뿐 아니라 장차 한반도 전체를 세계적 분쟁에 휘말리게 할 위험 요소를 안고 있다. 또한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은 사회적 공공성을 심각하게 위축시키고, 나아가 동아시아 평화체제 구축을 저해할 수도 있다. 국가 간의 동등한 주권을 보장하지 않고 지배와 승리의 논리로 관철되는 관계는 파국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음을 우려하며, 우리는 평화로운 국제 관계를 위해 기도할 것이다.



2. 사회적 양극화는 은총의 질서를 훼손하며 삶의 연대성을 무너뜨린다.


IMF 위기와 이후 가속화된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로 인해 우리 사회는 극심한 양극화로 치닫고 있다. 고용과 소득, 교육과 건강 등 다양한 차원으로 펼쳐지고 있는 양극화는 결국 인간 자체의 양극화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양극화는 하나님께서 베푸신 모든 것을 그저 누리며 서로 돕고 살아야만 하는 인간 삶의 근본 원리를 무너뜨린다는 점에서 신성모독의 성격을 띠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사태를 심각하게 우려하며, 교회 안팎으로 그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3. 교회는 섬김으로 본연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사회적 신뢰를 얻어야 한다.


   많은 교회들이 그리스도의 섬김의 도를 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 그 본분을 망각한 과오로 인해 교회 스스로 위기를 초래하고 있을 뿐 아니라 사회적 신뢰를 잃고 있다. 오늘 한국교회는 1907년 대 각성운동 100주년을 맞이하면서 스스로의 각성을 재다짐하고 있다. 우리는 그 각성운동이 교회의 양적 부흥의 계기로 좁혀지지 않고 교회의 본래성, 그리스도의 섬김의 도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제91회 총회는 하나님을 온전히 섬김으로써 오늘 이 땅에 하나님의 평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2006년 9월 22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제91회 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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