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마당

교회 직분에 대하여

작성자
박종국
작성일
2007-02-12 03:18
조회
4940
교회직분에 대하여


그간 기성교회에서는 이 직분의 오용과 남용으로 인하여 끊이지 않는 잡음과 분란이 있어왔습니다.

마침, 오늘 정관(규약)소위에서 교회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가 있었고 그 중 많은 부분은 교회 직분에 대한 논의였고, 교회 운영에 대한 바람직한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진지한 논의를 통하여 의미 있는 결과물들이 나오리라 기대가 되는 자리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이에 대한 교회 운영적 측면과 신학적인 측면에서의 심도 깊은 논의가 진행되겠지만, 저의 평소의 원론적인 생각을 한번 정리하여 보고자 이렇게 두서없이 교회 직분에서 우리가 지양해야 할 모습들을 반테제 형식을 빌어 감히 글을 올려봅니다.


1)직분이 통과의례가 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교회 생활을 몇 년 했으니깐 집사가 되고, 집사생활을 몇 년 했으니깐 장로가 되고 하는 식의 통과의례로 주어지는 직분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2)직분이 당연직으로 남용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위의 1번항과 같은 맥락의 말입니다.

저 정도의 신앙의 경력과 연륜이 있으니깐,

또는 저 정도의 교회 봉사와 지도력이 있으니깐,

또는 저 정도의 나이와 사회적 지위라면……,

하는 식으로 당연히 주어지는 직분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3)위계질서 같은 서열화가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목사 – 장로 – 집사가 마치 서열로 상명하복의 수직적인 조직으로 운영 되어서도 안될 것이며, 또한 교우들에게 그렇게 받아들여져도 안될 것입니다.

그러나 많은 교회에서 이에 대한 원론적인 입장은 동의하지만, 마치 그것을 서열식으로 운용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

서로에 대한 존경과 존중, 배려와 신뢰의 기초가 없는 서열화된 직분은 타파되어야 할 구시대의 악습일 뿐입니다.


4)직분은 직분자체로서 의의가 있어야 될 것이며, 그것이 어떤 것을 위한 수단과 도구로 이용 되기 위한 방편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직분은 직분일 뿐입니다.

직분은 결코 신앙의 척도나 신분이나 권한이 아닙니다.

봉사와 섬김을 위한 지체로서의 최소한의 역할분담을 위한 직일 뿐입니다.

직분자체의 소명을 감당키 위한 목적이 아닌, 다른 목적을 위한 방편으로서 직분이 운용된다면 그것은 도구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교회내의 일상적인 호칭에 대한 갈음을 위한 방편이라든가, 보상적인 성격으로의 직분 수여 등이 그것에 해당하리라 봅니다.


어느 기성교회의 요람을 보니깐, 그 교회 장로 및 집사직으로 임명 받기 위한 조건들을 아주 구체적으로 적시해 놓았습니다.

예를 들면, 예배는 어느 어느 예배에 참석해야 하며, 교회 봉사는 무엇 무엇을 해야 하며, 헌금은 어떤 어떤 헌금을 해야 하며, 성경공부는 무슨 무슨 과정을 이행해야 하며 등등이었습니다.

물론 그 기준이 자의적인 판단이 작용되는 부분이 있어서 꼭 공감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직분 자체에 엄격한 기준을 두고 운영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적시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직분을 “공동체의 위임된 과제(일,업무,사명)에 대한 소명적 응답”이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소명을 감당키 위한 우리의 자세를 한번쯤은 진지하게 되돌아봐야 하지 않나 하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우리는 평소 개혁적이고 자유로운 형식의 신앙형태를 추구하려는 교회 모델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자유로움이 신앙인의 자세를 방기한 방종에 기초한다면 그것은 한번쯤은 되집어야 할 문제입니다.

우리 교회는 일면, 기성교회의 헛된 굴레와 자의적인 판단과 법제 및 내용을 담보해내지 못하는 형식에 얽매이는 신앙의 구태를 탈피하고자 하는 아웃사이더 성격의 교회로 출발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개개인의 자유로움을 최대한 존중하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모래와 같은 그 느슨함이, 신앙의 내용에까지 연장되면서 마치 모래 위에 집을 짓는 듯한 알맹이 없는 형식의 자유로 전락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는 없습니다.

헛된 굴레와 법제와 관습에 얽매이는 구속이라면 그것은 마땅히 타파되어야 하지만, 진정한 자유와 헌신에 기초한 구속이라면 이제는 그 발전적 모델을 만들어 가야 할 시점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각도하에서 교회 운영 및 직분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으면 하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두서 없는 글이지만 이후 논의에 참조가 되었으면 감사하겠고, 이에 대한 여러 교우분들의 기탄 없는 의견개진이 있기를 감히 바랍니다.
전체 3
  • 2007-02-12 11:10
    사람을 들어 일을 하시는 주님.

    그 공동체는 항상 평등합니다.

    주님께서 누구를 들어 그 일을 하시는지 아무도 모르니까요.

    목사님도 모르시지요.

    직분은 그릇입니다.

    잠시 담겨지는 그릇.

    우리는 잠시, 잠깐, 골고루 다 쓰임받는 그릇이 될것입니다.

    우리는 죄에 자유함을 얻고 주님께 코낀자들이니 주님께서

    코낀자들의 진정한 헌신과 자유를 누릴수 있도록 허락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이 새벽에 잠도 안주무시고......

    일터에서 졸지 마시기를..

    꼬박,꼬박.

  • 2007-05-29 20:05
    몇달이 지나서야 이런 제안을 읽어보게 되었으니... 정말 죄송합니다.



    이전에 이것보다는 짧게 직분에 관하여 제안한 것에 대해서는 말씀하신대로 라고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이 곳의 제안은 보다 심각한 제안이라, '모래알 같은 느슨함'을 지양해야 한다는 말씀에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만, 얼마나 실천적으로 대답을 해갈 수 있을지는 자신이 없네요. 그렇지만 각 자의 위치에서 어느만큼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규약만큼이나 진지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스스로 개혁적이고 자유롭다고 생각하면서 구태의연한 일들을 무의식속에 반복하고 있지는 않은지도 뒤돌아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방향성만이 아닌 일상적인 일들에 대해서도 기존의 교회들을 답습하는 부분이 없는지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아야할 것 같습니다.

  • 2008-04-23 21:05
    신선 합니다

천안살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