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연구

[출애굽기 13] 해방의 찬가, 모세와 미리암의 노래 - 15:1~27

작성자
최형묵
작성일
2008-07-23 21:22
조회
2525
천안살림교회 수요 성서연구 11 <출애굽기 읽기>  

2008년 4월 16일부터 / 매주 수요일 저녁 7:30

최형묵 목사


13 (7/23) 해방의 찬가, 모세와 미리암의 노래 (15:1~27)



1. 모세의 노래(15:1~18)


도저히 불가능한 사건을 체험한 이스라엘 백성은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집트의 군대를 물리치고 탈출에 성공한 것은 도저히 가능할 것 같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그 불가능한 일을 체험하였다. 그 감격의 순간 이스라엘 백성과 모세는 하나님을 찬양한다.

극적인 순간에 등장하는 감격의 노래는 기본적으로 하나님의 구원행위에 대한 찬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의 백성을 사랑하시기에 그 대적을 물리친 하나님에 대한 찬양이다.

그런데 이 노래는 후대의 역사적 상황을 현저하게 반영하고 있다. 가나안 정착 이후, 나아가 성전 건축이 이뤄진 상황을 반영한다. 14절 이하의 가나안 지역의 이방 민족들에 대한 언급, 17절의 주의 산에 세운 성소에 대한 언급은 명백히 후대의 상황을 반영한다. 이것은 이스라엘 신앙의 중심에 출애굽 사건을 두고자 한 후대 해석의 반영이다.      

  

2. 미리암의 노래(15:19~21)


모세의 노래로 일컬어지는 찬양에 이어, 또 다시 개략적인 상황 설명과 함께 미리암의 노래가 등장한다. 미리암의 노래는 매우 짤막하고 간결하다. 아마도 미리암의 노래가 모세의 노래보다 훨씬 오래되었고, 그 원형이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현재의 성서 구조상 이 노래는 하나의 부록처럼 끼어져 있는데, 처음으로 모세의 누이 이름을 소개하는 것과 동시에 소개된 이 노래가 오히려 여러 가지 정황상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미리암의 노래는 순서로 봐도, 내용의 비중으로 봐도 모세의 노래에 비하면 처진다.그러나 그 우뚝 선 지도자 모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리암의 존재가 잊혀지지 않고 기억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아마도 그 존재가 미미한 존재에 불과했다면 모세가 등장하는 그 자리에 그렇게나마 미리암이 등장할 턱이 없다. 출애굽의 이야기가 거의 전적으로 모세를 중심으로 기록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극적인 사건의 현장에 미리암이 등장하고 있다. 그 사실은 실제 지도자로서 미리암의 역할이 결코 모세에 뒤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여기에서 미리암은 출애굽의 지도자 모세와 더불어 또 다른 구원자로서 등장하고 있다.

구원자로서 미리암의 역할은 이미 오래 전부터 예고되어 있다. 사실 이미 오래 전부터 미리암은 구원자로서 몫을 감당하고 있었다. 갓 태어난 모세가 죽을 위기에 처해 있을 때 그 생명을 구해낸 세 여인이 등장한다. 모세의 어머니와 누이, 그리고 모세를 양자로 삼은 파라오의 공주다. 여기에서 이 세 여인의 역할은 생명을 살리는 구원자로서 역할이다. 그 역할에서 우열을 가릴 수는 없지만 모세의 누이는 생명을 살리는 여인의 지혜를 가장 잘 드러내준다. 이 장면에서 그 누이의 이름이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그 누이와 미리암은 동일시되는 인물이다.

출애굽 과정의 가장 극적인 사건의 현장에 등장하는 미리암은 그 출애굽의 지도자 모세가 존재할 수 있었던 사연을 드러내준다. 그의 누이 미리암이 존재하지 않았더라면 모세와 같은 지도자도 존재할 수 없었던 사연을 보여준다. 이 장면에서 미리암이 분명하게 등장하는 것은, 그 사연이 숨은 배경으로만 남아있지 않았다는 사실을 웅변적으로 보여준다. 누이 미리암은 출애굽의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지도자로 역할을 한 것이다. 아마도 그 역할은, 성서에 종종 등장하는 신탁을 받는 여성 사제와 같은 역할이었을 것이다. 어쨌거나 여인 미리암은 모세와 함께 두드러진 여성 지도자였다는 것이 분명하다. 미리암은 구원자로서의 여인의 역할을 유감없이 보여준 지도자였다.


3. 광야에서 백성을 인도하시는 하나님(15:22~27)


감격적인 탈출에 이어 이스라엘 백성은 본격적으로 광야에서의 발걸음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해방의 감격은 컸지만 가나안 땅을 향해 나가는 발걸음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장차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수없이 많은 시련을 겪게 된다. 첫 번째 겪은 시련은 목마름이었다. 사흘 길을 걸어 겨우 물을 찾았는데, 그 물은 쓴물이었다. 마라의 쓴물이다. 이스라엘 백성은 또 원망하였다. 원망하는 백성을 두고 모세가 하나님께 호소하자 하나님은 그 쓴물을 단물로 바꿔주시어 백성들의 갈증을 해결해주셨다.

이 대목에서 그 내용이 나오지는 않지만 율법을 제정했다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 율법을 따라 살면 하나님의 보호를 받는다는 언급도 분명하게 명시되었다. 이 이야기는 광야길 여정의 압축된 서막과 같다. 백성들의 원망과 호소, 하나님의 법과 보호의 손길이 동시에 압축되어 있다. 마라의 쓴물이 단물로 바뀌어 그 물을 마시고 난후 이스라엘 백성은 샘물이 열두 개나 있고 종려나무가 칠십 그루나 있는 오아시스 지역 엘림에 이른다. 광야에서 목말라 애탔던 이스라엘 백성에게 그것은 마치 낙원과도 같았을 것이다. 이것도 마치 장차 발을 내딛을 가나안 땅을 예고하는 것 같다.          

        


* 다음 주제는 “만나와 메추라기를 내리시는 하나님”(출애굽기 16:1~23)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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