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연구

[출애굽기 27] 하나님과 백성의 재계약 - 34장

작성자
최형묵
작성일
2009-02-18 22:33
조회
2430
천안살림교회 수요 성서연구 11 <출애굽기 읽기>  

2008년 4월 16일부터 / 매주 수요일 저녁 7:30

최형묵 목사


27 (2009. 2/18) 하나님과 백성의 재계약(34장)


1. 두 번째 돌판(34:1~9)


하나님과 계약을 맺은 내용이 담긴 첫 번째 돌판이 깨졌으므로, 다시 계약을 맺기 위해서는 새로운 돌판이 준비되어야 했다. 새로운 돌판을 준비하도록 하신 하나님의 말씀은 백성과 계약을 다시 맺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모세가 돌판을 준비하여 다시 하나님과 계약을 맺기 위하여 나섰을 때 하나님은 다시 한번 스스로를 밝히신다. 첫 번째 계약을 맺을 당시 이미 스스로를 밝혔지만(20:5~6), 백성의 신실하지 못함과 변덕스러움을 경험하고 난 후 더욱 분명하게 당신의 자비와 인자와 진실을 강조하신다. 당신을 따르는 사람들에게는 수천 대에 이르기까지 사랑을 베풀지만 죄를 지은 경우에는 그 책임을 묻는다는 것을 밝히신다. 여기서 강조점은 하나님의 자비와 인자와 진실이다. 그리고 그 하나님을 따르는 사람에게 복을 내리겠다는 약속이다.

그런데 죄의 책임을 묻는 것이 삼사 대 자손까지 계속된다는 말씀이 함께 덧붙여져 있다. 문맥상 당연히 복을 내리겠다는 내용이 강조된 것이지만, 죄를 지은 사람의 삼사 대 후손까지 그 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은 논란의 소지를 남겨 주고 있다. 오늘날 기독교인들 가운데서도 이 말씀을 문자적으로 믿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어떤 교회에서는 삼사 대 이전의 조상들의 죄까지도 회개하는 기도를 하는 모양이다. 성서 시대에도 그렇게 믿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래서 에스겔은 다시는 이스라엘에서 그런 믿음이 통용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한다(에스겔 18:1~3). 죄를 지은 사람은 스스로 책임져야 할 일이지 그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시킬 수 없다고 한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초점은 복을 내리겠지만 잘못한 경우에는 책임을 묻는다는 것이다. 그 잘못을 몇 대까지 묻느냐 하는 것에 관심을 두는 것은 말씀의 초점에서 빗나간 것이다. ‘수천 대’의 복과 ‘삼사 대’의 징벌이라는 수사적 대비에 주목할 일이지 그 문자에 메일 일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을 다시 밝히자 모세는 기다렸다는 듯이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백성과 필히 동행해 주실 것을 확약 받는다. 백성이 고집이 센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백성의 악과 죄를 용서해 주시고 그 백성을 하나님의 백성으로 삼아달라고 간청한다.


2. 다시 계약을 맺으신 하나님(34:10~28)


모세의 간청을 받은 하나님은 백성과 다시 계약을 맺는다. 이미 하나님께서는 백성과 계약을 맺을 준비가 되어 있기에 주저할 이유는 없다.

하나님은 백성과 동행하며 놀라운 일들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하며 대신 백성들이 지켜야 할 일을 하나하나 일러 주신다. 먼저 거주하게 될 땅의 사람들과 계약하지 말 것과 그들의 신들을 섬기지 말 것을 요청하신다. 이 말씀의 뜻 또한 잘 새겨야 한다. 풍요의 신, 다산의 신을 섬기지 말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물질적 축복을 지상의 가치로 아는 삶의 방식을 따르지 말라는 이야기이다. 이 말씀을 다른 종교와 신념을 가진 사람들을 배격하라는 뜻으로 이해하는 것은 그 말씀의 진의를 헤아리지 못한 것이다.

신상을 만들지 말라는 것은 끊임없이 강조되고 있는 초점이다. 만들어진 신은 진짜 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무교절을 지킬 것을 새삼 확인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는 유월절이 명기되지는 않았지만 어렴풋하게 이집트에서 탈출한 날과 그 절기를 관련시키고 있다. 첫 곡식을 바치는 무교절과 이집트로부터 해방을 기리는 유월절이 이스라엘 역사에서는 결합되었는데, 무교절은 본래 농경민족의 절기였다. 농경민들에게 누룩을 넣지 않는 빵을 먹는 것은 일체의 옛 곡식과는 상관없는 새 곡식으로 식량을 삼는다는 것을 뜻한다. 누룩을 넣게 되면 옛 곡식이 새 곡식에 뒤섞이게 된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무교절의 의미는 새로운 역사의 출발, 새로운 백성의 탄생을 기념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고, 따라서 자연스럽게 유월절의 의미와 겹쳐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처음 태어난 것은 모두 하나님의 것임을 확인해야 했다. 그것은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는 의미를 지닌다.

안식일은 철저히 지켜져야 했다. 아무리 바쁜 농사철이라도 안식일은 꼭 지켜야 했다. 그것은 일상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깊이 새기는 것을 뜻했다.

이러한 계명에 이어 하나님께 제물을 드리는 방식을 간략히 언급되어 있다.

모세는 사십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도 마시지도 않은 채 계약의 말씀을 돌판에 기록하였다.

        

3. 산에서 내려오는 모세(34:29~35)


모세가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 산에서 내려올 때 그에게서는 광채가 났다. 그것은 모세가 하나님과 각별히 가까운 사람이라는 것을 뜻한다.

여기서 ‘광채가 나다’로 번역되는 히브리어 어근은 ‘뿔’을 나타내는 말의 어근과 같다. 그래서 라틴어 번역본에서는 모세에게 ‘뿔이 났다’로 번역하였다. 서양에서 뿔이 난 모세를 나타내는 작품이 많은 것은 이 때문이다.



* 다음 주제는 “거룩한 백성의 길”(35장-40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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