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시판

감사합니다!

작성자
최형묵
작성일
2012-02-17 17:50
조회
1348


신학에 입문한지 32년만에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감사드립니다.

특별히 오늘 축하의 발걸음을 해 주신 분들께 다시 감사드립니다.

12021701.jpg

말 잘 듣는 모범생이라 학교에서 안내한 대로 일찌감치 식장에 들어와 지정된 첫번째 자리를 지키며 대기하고 있습니다.  

12021702.jpg

채수일 총장님으로부터 학위수여 받는 장면입니다.

12021703.jpg

12021704.jpg

12021705.jpg

12021706.jpg

12021707.jpg

최성일 대학원장님으로부터 후드 착용...

12021708.jpg

후드를 걸치고...

12021709.jpg

다시 한번 더 단에 올랐습니다. 고정열 이사장님으로부터 <우수논문상> 수상하기 위해...

* 각주)

가벼운 부상품 선물권은 제 주머니에 들어올 틈도 없이 오늘 사진 찍느라 수고한 큰 녀석 몫으로 돌아갔습니다.^^

12021710.jpg

12021711.jpg

학위수여식이 끝나고 형님 내외분, 가족들과 함께 기념찰영...

12021712.jpg

12021713.jpg

자제들 졸업식에 오신 대전노회 부노회장 노준내 목사님과 서기 김진양 목사님과 함께...

12021714.jpg

교회 대표로 축하해주러 오신 전홍진, 박은경 장로님, 나영주, 박종국 집사님과 함께...

12021715.jpg

숨은 공로자...

12021716.jpg

바깥 바람이 차지만, 그래도...

12021717.jpg

12021718.jpg

12021719.jpg


* 논문에 수록한 <감사의 글>로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표합니다.


감사의 글



독서를 하기에 딱 불편할 정도로 노안이 진전될 즈음 박사학위과정을 시작했다.  논문작성에 착수할 즈음부터는 잇몸이 부실해져 이빨이 시큰거리기 시작했다. 배움에 정해진 나이가 있을 턱이 없지만, 하나의 제도적 과정으로서 박사학위과정을 밟기에는 때늦은 나이였다. 야인으로서 자유롭게 공부하고 하고싶은 말 하고 살다가 뒤늦게 제도적 과정에 들어선 데다 생활조건이 달라진 것 없이 학위과정이 겹쳐졌으니 어려움이 없지 않았다. 어찌 이 자리에서 다 말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4년 시간을 거치면서 자그마나한 성과를 거두게 되었으니 신세 진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 청년시절과 한국신학연구소 연구원 시절을 거쳐 오랜 인연 가운데 있는 강원돈 교수께서는 박사학위과정에 입문하도록 독려해주셨을 뿐 아니라 지도교수로서 철저한 지도를 해주셨다. 논문작성의 모든 과정을 스스로의 판단에 맡겼지만 필요한 대목에서는 가차 없이 지적을 해 논문의 완성도를 높여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셨다. 사회과학적 현실분석과 신학적 통찰을 결합시켜야 하는 논문에는 사실 많은 난제들이 있었는데, 여전히 미진하지만 그래도 이나마 논문을 완성하는 과정은 그야말로 혹독했다. 철저한 지도교수를 만난 것을 감사드린다. 심사위원장을 맡아 주신 강성영 교수께서는 학위과정 동안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기독교 사회윤리학의 기본을 재확인하도록 자극을 주셨다. 대학원장이신 최성일 교수께서는 박사학위과정을 하는 동안 보다 나은 연구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애써 주셨다. 양명수 교수와 이혁배 교수께서는 다른 심사위원들과 함께 신학논문으로서 이 논문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중요한 조언을 해 주셨다. 총장이신 채수일 박사께서는 한국신학연구소 시절 이래 깊은 관심을 기울여주셨을 뿐 아니라 박사학위과정 입문 또한 독려해주셨다. 국제관계학과 최형익 교수께서는 정치학 전공자로서 논문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자료제공과 함께 조언을 해주셨다. 이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목회를 하면서 박사학위과정을 밟아야 했던 사람으로서 교우들에게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늘 분주하게 살아가는 목사를 교우들께서는 너그럽게 받아주었다. 천안살림교회는 나의 신학적 입장을 끊임없이 재확인하고 검증할 수 있게 해 준 든든한 기반이다. 덕분에 나는 신학하는 이로서 진정한 보람과 의미를 맛보고 있다. 특별히 교우 가운데 경제학을 전공한 평택대 선재원 교수는 지도교수 말고는 유일하게 논문초고를 계속 읽고 비평해 주셨다.

한 번도 일상생활로부터 단절된 가운데 연구에만 몰두할 수 없었던 사람에게 두 차례에 걸친 일본 교토에서의 칩거는 논문을 쓰는 데 결정적으로 소중한 기회였다. 2010년과 2011년 여름 두 차례에 걸쳐 공부방을 제공해 주신 아시아현대사연구소 하야시(林) 선생께 감사드린다. 철학의 길 입구에 자리한 작은 숙소는 공부방으로서 제격이었다. 생각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을 때는 곧바로 문밖을 나가 철학의 길을 산책하며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하야시 선생 덕분에 그 방에서 만난 영국인 데이비드 보겟 선생은 한국의 민주화와 인권운동을 세계에 널리 알린 분으로 그분과 나눈 대화는 논문의 문제의식을 새삼 환기시켜주었다. 첫 번째는 일본기독교단 교토교구에서 한일강제합방100주년기념으로 강연을 요청해와 그 일을 빌미로 눌러 앉을 수 있었고, 두 번째는 일부러 기회를 마련했다. 초청으로 그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해주신 오오야마(大山) 목사와 타니무라(谷村) 목사, 체류기간 동안 도움을 주신 이노우에(井上) 목사와 박실 선생, 주일예배 설교를 초청해주신 타케우치(竹內) 목사와 정부경 목사, 호의를 베풀어주신 하라(原) 선생, 고토(後藤) 목사, 사에키(佐伯) 목사와 이다(井田) 신부, 그리고 교토에서의 모든 일정을 가능하게 해 준 이상경 목사에게 감사드린다.

끝으로 가족들에게도 감사의 마음 전한다. 어린 시절 또 한 분의 아버지와 같았던 형님 최창현 목사와 형수께서는 끊임없이 지원하고 격려해주셨다. 4남매 가운데 굴곡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나마 유일하게 정상적인 학업을 해 온 막내로서 형제들에게 언제나 빚진 마음이다. 또한 논문을 쓰는 당사자보다 정작 더 힘들었을 아내 김현경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결혼생활 20여년 동안 내 입에서 “시간 없다. 바쁘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는 사람에게, 쌀도 안 나오는 일들에 치여 바빠하면서 거기다 더해 박사논문까지 쓴다고 골몰하고 있는 서방이 예뻐 보일 턱이 있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어 고마울 따름이다. 철없는 꼬맹이 시절 “아빠, 우리집 부자야 아니면 가난해?”라고 물었던 시내와 솔이, 녀석들은 “경제적으로 부자는 아니다. 그러나 우리 가족은 경제적인 가치로 바꿀 수 없는 많은 것들을 넉넉히 누리고 있다.”라는 에두른 대답에 벙벙해 하기도 했는데, 빠듯한 살림살이에도 구김살 없이 성장해 둘 다 대학생으로 자기 길을 열어나가고 있어 대견하고 고맙다.

기왕지사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있는 터이니 속에 묻어둔 마음 또한 살짝 비춰야 할 것 같다. 못 배운 한을 안고 사셨던 부모님 얼굴이 떠오른다. “법 없이도 산다!”며 선량하게 낙천적인 삶을 사셨던 아버지, 평생 일손을 쉰 적이 없고 급기야는 몸이 다 망가진 상태로 돌아가신 어머니, 이 논문은 바로 그분들 세대의 이야기이며 그로부터 이어지는 자식 세대의 이야기다. 아버지야 내가 대학 1학년 때 돌아가셨으니 여지가 없었지만, 기왕 이렇게 박사논문을 쓸 거였으면 청년시절 서둘렀더라면 어머니에게만은 안겨드릴 수 있었을 것을 하는 회한이 든다. 이 논문에 담고자 한 뜻은 그분들이 살았던 삶을 기억하는 내 나름대로의 한 방식이다.  

연구초고에 지나지 않은 논문을 내놓으면서 장황한 이야기를 꺼낸 듯싶다. 그러나 하나의 과정을 마치며 감사하는 마음을 어찌 묻어둘 수 있을까?  


2012년 1월 3일


최 형 묵


* 최형묵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2-03-02 14:15)
첨부파일 : 12021700.jpg
전체 9
  • 2012-02-18 09:28
    다시 한 번 학위취득을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늘 함께하신 사모님께도 축하드립니다!

  • 2012-02-18 19:14
    목사님, 32년간의 또 다른 의미에서의 일단락,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직접 참석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내일 많이 많이 축하해 드리겠습니다.^^

  • 2012-02-18 19:33
    목사님, 특별히 '우수논문상' 혼자 받으셔서 더 감동 받았습니다. 다시한번 두분 축하드립니다!!

  • 2012-02-18 19:45
    사실 부상에 아주 깊은 관심(?)이 있었는데^^, 약소한 것을 알고

    두번씩이나 제 이름과 논문제목이 식장에 울려퍼진 것을 더 큰 명예로 알았습니다.ㅋㅎ

  • 2012-02-22 17:16
    목사님, 자랑스럽습니다. ^^

  • 2012-02-22 21:12
    목사님, 축하드립니다. 뵙고 인사드려야하는데.. 찾아 뵙지도 못하고 늘 생각뿐이고 그러네요~~

  • 2012-02-23 19:06
    꾸벅! 감사합니다요.

  • 2012-02-25 12:41
    가끔 들려서 살림소식을 보고 가는데 목사님 축하 드려요^^그리고 항상 뒤에서 기도하시고 응원하신 사모님께도 감사드리고 축하드립니다..

  • 2012-02-26 00:58
    30년 넘는 한결같은 연구와 실천에 존경의 마음을 보냅니다~ 최목사님글을 거의다 읽은 사람으로서 학위논문 꼭 읽어보겠습니다^^

천안살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