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연구

[바울서신읽기 02] 믿음과 사랑과 소망의 공동체 - 데살로니가전서 1:1~10

작성자
최형묵
작성일
2013-09-11 22:20
조회
1160
천안살림교회 2013년 수요 성서연구

바울서신 읽기 / 매주 수요일 저녁 7:30

2013년 9월 11일 / 최형묵 목사


제2강 믿음과 사랑과 소망의 공동체 - 데살로니가전서 1:1~10



1. 데살로니가전서의 기록 배경과 성격


데살로니가전서는 데살로니가 교회에 보내진 편지로서 바울의 최초의 편지이자, 신약성서 가운데 최초의 기록이다.

데살로니가는 마케도니아의 주요 도시 가운데 하나로서 로마제국 시대에는 매우 번성한 국제적인 무역항이었다. 바울은 이방인을 위한 선교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선 이래 빌립보에서 선교활동을 하다가 소요사태로 고발당해 빌립보를 떠나게 되었고(사도행전 16장), 데살로니가에 이르게 되었다. 그러나 데살로니가에서도 역시 소요사태로 고발당해 떠나게 되었고(사도행전 17장), 아가야지역의 아테네를 거쳐 고린도에 이르게 되었다. 데살로니가전서는 아테네에서 디모데를 보내 공동체의 정황을 확인한 후 고린도에 머무르는 동안 기록되어 전해졌다(50~52년 어간).

그 내용은, 바울이 염려했던 것과 달리 어려움 가운데서도 데살로니가 공동체가 온전히 신앙을 지키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그에 대해 감사하며 격려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 서신은, 다른 서신들이 일정하게 교리적인 성격과 동시에 논쟁적인 성격을 띤 데 반해 그러한 성격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바울의 사상 가운데서 가장 핵심적인 것으로 간주되는 인의론(認義論)도 아직 드러나지 않는다. 다만 굳이 교리적 요소라고 한다면 임박한 종말에 대한 기대가 두드러진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서신이 구체적인 상황에 처해 있는 수신자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 그것마저도 어떤 교리를 설파하려는 목적을 지닌 것이라기보다는 전적으로 어려움 가운데서도 신앙을 지키고 있는 이들을 격려하고자 하는 의도를 지닌 것으로 볼 수 있다. 여러 가지 면에서 데살로니가전서는 초기 서신의 형태를 잘 보여 주고 있는 책이다.  


2. 문안인사 - 1:1

그리스로마세계에서 통상적으로 단 한 문장으로 기록된 문안인사 형식을 갖추었으되, 은혜와 평화를 기원하는 내용이 부연되었다. 평화는 동방에서의 일반적인 인사말이었는데, 여기에 은혜를 기원함으로써 새로운 색채를 띠고 있다.

바울이 다른 동료의 이름과 함께 자신의 호칭 곧 ‘사도’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은 것도 초기 서신의 성격을 보여 준다.  

이 구절에서 ‘교회’는 ‘에클레시아’로 표현되었다.


3. 믿음과 사랑과 소망의 공동체 - 1:2~10


인사말에 이어지는 내용은, 과거의 일을 회상하며 감사하는 내용으로 일관되어 있다. 바울이 데살로니가 교회에서 불가피하게 떠날 수밖에 없었기에 바울은 그 공동체에 대해 염려가 많았다. 그러나 디모데를 파송하여 공동체의 상황을 확인해보니 모범적으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어, 이에 대해 감격적인 어조로 감사와 격려를 하고 있는 내용이다.

‘믿음의 행위와 사랑의 수고와 소망의 인내’라는 표현은 바울 서신에서 자주 등장하는 ‘믿음, 소망, 사랑’이라는 전형구를 연상시킨다. 이것은, 믿음에 근거하여 형제사랑을 실천하며 희망 가운데 종말론적 미래를 지향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의 본질적인 특징을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는 다른 서신들에 등장하지 않는 행위, 수고, 인내라는 말들이 앞선 말들과 쌍을 이루고 있는데, 단순한 수사라기보다는 공동체 구성원들의 정황을 드러내주는 말들일 수도 있다. 그 공동체가 모범적이지만, 그것이 결코 녹록치 않은 조건에서였다는 것을 이 말들은 암시한다. 일단 바울은 그 녹록치 않은 조건에도 불구하고 모범적인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을 보고 감격하고 있다. 그 감격하는 문맥에서 언뜻 드러나는 그 녹록치 않은 조건이 무엇이었는지는 이 서신의 후반부에 암시되어 있다.  

4절의 ‘하나님이 택하여 주셨다’는 표현은 후대에 교리화된 예정론을 말한다기보다는 어려운 조건 가운데서 어떻게 모범적인 신앙생활을 지킬 수 있었는지 놀라며 그 근원으로서 하나님의 돌보심을 말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선택되었기 때문에 모범이 된 것이 아니라, 모범이 된 그 삶을 하나님의 선택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이다. 이들의 모범적인 신앙생활은 마케도니아와 아가야 지역뿐만 아니라 각처에 두루 퍼져나갈 정도였다.

9절 이하의 내용은 데살로니가 공동체의 중심이 되는 구성원들이 누구인지 암시를 해 주고 있다. 바울의 선교가 유대인이 중심이 된 회당을 거점으로 했다는 점에서 공동체 구성원으로 유대인이 배제될 리 없지만, ‘우상숭배를 버리고 하나님께 돌아와서’라는 표현은 그 중심 구성원이 이방인 출신이었을 것이라는 점을 암시한다. 당시 디아스포라 유대교 회당에는 유대인, 개종자, 그리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들 세 부류가 있었다는 것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10절에서는 데살로니가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확산시키고 있는 믿음의 내용이 언급된다. 부활하신 예수의 재림에 관한 믿음이다. 여기서 그 내용은 장황한 설명을 동반하지 않는다. 초기 그리스도인들(아직 ‘그리스도인’이라 할 수 없겠지만)에게 공유된 믿음의 한 내용이다. 바울은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수용하고, 바로 그 믿음으로 어려운 상황을 견뎌내며 모범적인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데살로니가 공동체 구성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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