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연구

[도마복음서 08] 어린아이와 같이(21~23절)

작성자
최형묵
작성일
2012-07-18 21:47
조회
1601
천안살림교회 2012년 수요 성서연구

도마복음서 읽기 / 매주 수요일 저녁 7:30

2012년 7월 18일 / 최형묵 목사


제8강 어린아이와 같이(21~23절)



21 마리아가 예수께 말했습니다. “당신의 제자들은 무엇과 같습니까?”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들은 자기 땅이 아닌 땅에서 노는 아이들과 같습니다. 땅 주인들이 와서 말하기를, ‘우리 땅을 되돌려 달라.’ 하니, 그 어린아이들은 땅 주인이 있는 데서 자기들의 옷을 벗고 땅을 주인에게 되돌려 줍니다. 제가 말합니다. 만약 집주인이 도둑이 올 것을 알면 그 주인은 도둑이 오기 전에 경계하여 그 도둑이 집에 들어와 소유물을 훔쳐가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세상에 대해 경계하십시오. 힘 있게 준비하여 도둑이 여러분 있는 곳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십시오. 이것은 여러분이 예상하는 어려움이 닥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중에 깨닫는 이가 있도록 하십시오. 곡식이 익어 거두는 자가 손에 낫을 가지고 속히 임하여 이를 거둘 것입니다. 두 귀가 밝은 사람들은 들으십시오.”

22 예수께서 젖을 먹고 있는 아이들을 보시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이 젖먹는 아이들이 하나님나라에 들어가는 이들과 같습니다.” 제자들이 그에게 물었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아이들처럼 그 나라에 들어갈 수 있겠습니까?”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이 둘을 하나로 하고, 안을 바깥처럼, 바깥을 안처럼 하고, 높은 것을 낮은 것처럼 하고, 암수를 하나로 하여 수컷은 수컷 같지 않고, 암컷은 암컷 같지 않게 하고, 새로운 눈을 가지고, 새로운 손을 가지고, 새로운 발을 가지고, 새로운 모양을 가지게 되면, 여러분은 그 나라에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23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여러분을 택하려는데, 천 명 중에서 한 명, 만 명 중에서 두 명입니다. 그들이 모두 홀로 설 것입니다.”                  

- 오강남, <또 다른 예수>에 실린 본문  



21.

* 질문자 마리아: 성서에는 여러 명의 마리아가 등장하고 있는데, 여기 등장하는 마리아는 여러 전승들을 종합하여 판단할 때 막달라 마리아로 보는 것이 타당함.

* 자기 땅이 아닌 곳에서 놀다 옷을 벗고 떠나는 아이들: 이 세상에 살고 있으나 이 세상에 속하지 않은 것으로 인식한 초기 그리스도인들의 삶에 대한 이해가 자기 땅이 아닌 곳에 놀고 있는 것으로 비유됨. 옷을 벗고 떠난다는 것은 본래의 자아, 원초적 근원으로 되돌아간다는 것. 빈손으로 되돌아가는 인간. ‘귀천’, ‘귀일’, ‘해탈’...

* 도둑을 경계하는 집 주인(* 유사병행구: 마 24:43; 눅 12:39): 뜬금없이 이어지는 구절은 자구상으로 앞 이야기와 연결되기보다는 의미상으로 연결되는 이야기. 다른 복음서에서 도둑의 비유는 종말론적 의미를 지니고 있으나, 여기 도마복음에서는 앞의 내용 곧 빈손으로 ‘귀일’하는 삶에 대한 보호를 뜻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음. 그 깨달음의 삶은 언제나 위협을 당할 수 있기에 그에 대해 방비해야 한다는 뜻.

* 곡식을 거둠: 이 문구 역시 자구상으로 부자연스럽게 연결. 그러나 역시 의미상으로 연결하여 이해하면 그 뜻을 충분히 헤아릴 수 있음. 곡식을 거두는 행위는 깨달음의 삶을 지켜나가는 구체적인 실천을 함축.  


22. (* 유사병행구: 막 10:14; 마 19:14; 눅 18:16)

* 젖먹는 아이들: 다른 복음서의 병행구와 유사하면서도 다른 내용. 다른 복음서에서는 뛰어노는 아이들을 말하고 있는 반면 여기 도마복음에서는 젖먹이 아이를 말하고 있음. 뛰노는 아이들에게서는 순진무구함, 겸손 등과 같은 도덕적 교훈의 의미가 강조된 반면 젖먹이 아이에게서는 도덕적 분별 이전의 원초적 인간의 상태를 강조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음. 분별이전의 원초적 합일의 상태. 무한한 가능성의 상태.

* 대극의 지양(둘을 하나로...): 젖먹이 아이의 상태가 무엇을 뜻하는지는 바로 이어지는 구절의 해설을 통해 더욱 분명해짐. 선악, 미추, 고저, 장단 등 모든 대극의 지양 상태. * 켄 윌버(Ken Willber)의 인간 의식의 발달과정: 주객미분-주객이분-주객초월. 육체적 차원에서 젖먹이 어린아이의 상태는 주객미분의 상태로 볼 수 있으나, 깨달음에 대한 하나의 비유로서 젖먹이 어린아이의 상태는 주객초월을 뜻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음. 도마복음서가 일관되게 강조하는 초점.


23.

* 깨달음의 어려움: 이 23절은 이상 내용의 결구와도 같은 의미. 비밀의 말씀을 깨닫기 어렵다는 것을 강조하는 문구. 홀로 선다는 것은 역시 신 앞에 선 단독자라는 의미. 아니면 앞의 내용들과 연계하여 ‘하나된 자’(김용옥)라는 의미로 새길 수도 있음. 종교의 심층차원에 도달하는 사람이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함. 그렇다고 해서 그 차원을 포기해버린다면 그것이 참 종교가 될 수 있을까? 오늘 현실에서 다시 깊이 물어야 하는 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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