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연구

[출애굽기 16] 광야에서 만난 우호적 세력 - 18:1~27

작성자
최형묵
작성일
2008-09-10 21:07
조회
2119
천안살림교회 수요 성서연구 11 <출애굽기 읽기>  

2008년 4월 16일부터 / 매주 수요일 저녁 7:30

최형묵 목사


16 (9/10) 광야에서 만난 우호적 세력 (18:1~27)


1. 모세의 장인 이드로와 미디안 사람들(18:1~12)


이스라엘 백성은 광야에서 시련만을 겪은 것은 아니다. 그들은 도움의 손길 또한 맞게 된다.  

일찍이 모세는 이집트에서 도망하여 미디안에 머물 때 미디안 사제의 딸 십보라와 결혼하여 아들 게르솜을 낳는다. 모세가 백성을 구하기 위해 다시 이집트로 돌아갈 때 그 가족들은 모두 동행한다(참조. 4:20). 그런데 그 이후 아무런 설명이 없다가 광야에서 모세는 가족들과 재회한다. 이 사실은 아마도 백성들을 탈출시키기 이전 처와 아이를 친정으로 되돌려 보낸 것으로 짐작케 해준다. 그 이름이 ‘르우엘’에서 ‘이드로’로 바뀌었지만 동일 인물인 모세의 장인은 모세의 아내 십보라와 그 아들 게르솜, 그리고 여기에 이전에 언급된 바 없던 다른 아들 엘리에셀을 데리고 모세를 맞이한다.

모세가 장인과 처자식을 만난 것은 가족의 재회이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모세의 개인적인 일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의 장인 이드로는 미디안 사람들의 사제로서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으로 묘사된다. 그것은 미디안 사람들이 이스라엘 백성과 뜻을 같이 했으며 당연히 우호적이었다는 것을 말한다. 적어도 이 대목에서 미디안 사람들은 이스라엘 사람들의 든든한 우호세력이었다.

그런데 성서에는 미디안 사람들과 이스라엘 사람들의 관계가 엇갈리게 묘사된다. 지금 이 대목에서처럼 우호적인 관계로 묘사되는가 하면 또 다른 한편으로는 종교적 갈등을 겪는 것으로 묘사되기도 하고(민수기 25장, 31장), 때로는 치명적인 적대관계로 묘사되기도 한다(사사기 6-8장). 이것은 아마도 이스라엘과 미디안이 시대를 달리하며 그 관계를 달리한 것을 반영할 것이다.

        

2. 이드로의 조언으로 백성들을 조직하는 모세(18:12~27)


출애굽 초기에 미디안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우호적이었을 뿐 아니라 일종의 선진문명을 전파한 역할을 맡는다.

이드로는 모세가 하루 종일 백성들의 재판에 관여하는 것을 목격한다. 모세는 당연히 자기가 없으면 백성들의 일이 처리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드로는 이에 대해 그 역할을 분담할 것을 조언한다. 모세는 자신의 태도를 고집하지 않고 순순히 장인의 조언을 따른다. 역시 현명한 방법이라 공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백성들을 천부장, 백부장, 오십부장, 십부장 등으로 대표되는 단위로 분할하여 백성들 사이의 송사를 다루도록 한 것은 일종의 관료적 위계질서를 갖춘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조직은 아직 엄격한 의미의 국가적 관료조직은 아니다. 효율적인 권력체계로서 위계조직은 아닌 것이다. 그보다는 백성들 사이의 분쟁을 조정하고 공평성을 보장하기 위한 조직으로서 성격을 지닌다. 이드로가 이와 같은 조직체계를 갖추도록 한 것은 단순히 그의 개인적 지혜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 것이다. 이드로가 속한 미디안 사람들의 경험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 그 점에서 미디안 사람들은 당대의 선진문명을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전파한 역할을 감당한 셈이며, 혼란스러웠던 이스라엘 백성에게 중요한 기여를 한 셈이다.



* 다음 주제는 “시내산에 이른 이스라엘 백성”(출애굽기 19:1~25)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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