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연구

천안살림교회 수요 성서연구 11 <출애굽기 읽기>  

2008년 4월 16일부터 / 매주 수요일 저녁 7:30

최형묵 목사


1 (4/16) 출애굽기 읽기를 시작하며


1. 오경 가운데 하나의 책으로서 출애굽  


전통적인 <히브리성서>는 3가지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율법서(Torah)-예언서(Neviim)-성문서(Kethuvim)가 그것이다. 이와 같은 구성은 그 나름의 신학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율법서는 ‘행동하시는 하나님’, 예언서는 ‘말씀하시는 하나님’, 성문서는 앞의 두 부분과 달리 ‘하나님을 향한 인간의 말’로서 하나님에 초점을 맞추어 이해할 것 같으면 ‘들으시는 하나님’으로 특징지울 수 있을 것이다.

기독교의 <구약성서>는 가운데 예언서를 두 부분으로 나누어 내용을 재구성했다. 율법서-역사서-성문서-예언서 순으로 되었는데, 이것은 옛 약속과 새로운 약속의 자연스러운 연결을 위하여 예언서를 맨 마지막에 배치함으로써 형성된 구조이다.

율법서로 불리는 오경은 <히브리성서>에서나 <구약성서>에서 동일하게 맨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포함된 책들은 각기 그 특징을 지니고 있지만, 그 자체의 구조 안에서 일정한 관계를 맺고 있다. 창세기에서 하나님의 약속이 하나의 희망으로서 제시되었다면, 출애굽기는 그 약속이 극적으로 실현되어 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구체적인 본문 읽기를 시작하면서 그 내용을 살펴보겠지만, 창세기의 후반부와 출애굽기의 전반부는 이집트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다.    


2. 출애굽 사건의 실체  


아마도 출애굽기를 대할 때 출애굽 사건의 실체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우선 떠오르는 의문점일 것이다. 출애굽 사건은 이스라엘 공동체의 신앙의 원형을 형성시킨 가장 결정적 사건으로 간주되어 왔는데, 그 사건의 역사적 실체에 관해서는 여러 견해들이 있다.  

출애굽에서부터 가나안 정착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일련의 과정으로 볼 때, 그 과정에 대한 이해는 대개 세 가지 견해로 나뉜다.

① 정복설: 탈출한 무리가 주로 군사적 정복에 의해 가나안을 정복했다는 견해  

② 이주설: 유목민 무리가 서서히 가나안 땅에 정착하게 되었다고 보는 견해

③ 사회혁명(과 재부족화)설: 사회적 하층민인 히브리들의 저항(탈출과 반란)으로 가나안 땅에 새로운 공동체를 세웠다는 견해.

그러나 이 모든 견해는 확정하기 어려운 가설로서, 출애굽 사건의 성격을 이해하려는 여러 시도들에 해당한다. 최근에는 과연 대규모의 극적인 탈출 사건이나 정복 내지는 봉기 사태 등이 있었는지 의문시하는 견해들도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애굽사건’은 인간의 자유를 향한 갈망을 가장 극적으로 그리고 있는 서사라는 데 이견이 없다. 역사적 실체를 규명하는 일은 더 많은 연구를 필요로 하겠지만, 출애굽기는 어떤 역사적 경험들이 응축되어 극적으로 표현되고 있는 이야기임에 틀림없다.

          


3. 출애굽 사건이 반영하는 시대


그 사건의 실체를 분명하게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은 시대 자체를 확정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그러나 출애굽기에 담긴 여러 요소들을 볼 때, 적어도 그 사건의 배경이 되는 시대를 가늠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아마도 그 시기는 대개 람세스2세(1301-1234? / 1290-1280?)의 통치시기로 추정된다. 람세스2세 시대에 그 이름과 동일한 람세스와 비돔 등이 건설된 것으로 알려져 있고, 그 건축 사업에 수많은 사람들이 동원되었다는 것을 감안할 때 히브리인들이 이집트에서 강제노역을 했다는 이야기는 그 시대와 매우 잘 어울린다.    


4. 출애굽기의 내용


1:1-15:21    하나님께서 이집트에서 자기 백성을 건져 내심

15:22-18:27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광야에서 인도하심

19:1-24:14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과 언약을 맺으심

24:1-31:17   성막 건축과 제사장 직무에 관한 지시

31:18-34:35  언약파기와 갱신

35-40       성막 건립



* 다음 주제는 “이집트에서 학대 받는 이스라엘 사람들”(출애굽기1:1~22)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