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연구

[출애굽기 05] 이집트로 돌아간 모세 - 4:1~31

작성자
최형묵
작성일
2008-05-15 16:55
조회
1953
천안살림교회 수요 성서연구 11 <출애굽기 읽기>  

2008년 4월 16일부터 / 매주 수요일 저녁 7:30

최형묵 목사


5 (5/14) 이집트로 돌아간 모세(4:1~31)


1. 주저하는 모세(1~9)


모세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이집트로 되돌아가야 할 분명한 목적을 깨달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세는 여전히 주저한다. 결단을 하는 데에는 늘 두려움이 따르기 마련이다. 하나님의 명을 수행하는 모세에게는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 하나는 파라오 앞에 서서 자신의 백성을 이끌고 나가겠다고 하는 것이었고, 하나는 자신의 백성 앞에서 자신이 하나님이 보낸 사람이라는 것을 믿게 하는 것이었다. 파라오 앞에 서야만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앞의 내용에서 그 답의 실마리들이 주어졌다. 우선은 모세의 목숨을 노리던 파라오가 죽었다. 물론 그 다음 파라오도 모세와 그 백성에 결코 호의적일 수 없겠지만, 하나님께서는 끝내 그 앞에서 백성을 이끌어 낼 터이이니 걱정 말라고 하신다. 이제 모세에게 걱정되는 일은 백성들을 이끌어내는 일이다. “그들이 저를 믿지 않고...” 하나님께서는 증거를 보여 줄 터이니 역시 걱정 말라고 하신다. 하나님께서는 백성들 앞에서 기적을 보임으로써 당신께서 함께 하신다는 것을 보여 주시겠다고 한다. 그리고 그 기적을 미리 보여 주신다. 미심쩍어 하고 주저하는 모세를 북돋기 위해서다. 모세는 자기 능력의 탁월함을 통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선택, 그리고 그에 상응하는 믿음(아직은 여전히 불안하지만, 최종적으로...)으로 백성을 이끌어내게 되었다는 것을 이 대목은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2. 그래도 주저하는 모세(10~17)


자신이 걱정하는 문제를 하나님께서 도와 다 해결해 주겠다고 하니 무슨 말을 할 수 있었을까? 하지만 모세는 여전히 불안했고 여전히 주저했다. 그는 결정적인 자신의 결함을 실토함으로써 도망갈 핑계거리를 찾아냈다. 말재주가 없어 백성들을 설득할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제발 자기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보내달라고 애원한다. 이 대목에서 하나님은 짜증을 내신다. 하나님께서는 크게 노하시며 말씀하신다. 말 잘하는 형 아론이 있지 않느냐고 하신다. 그를 모세 곁에 붙여 주시겠다는 이야기이다. 여기서 모세의 형 아론은 모세의 대변인으로 처음 등장한다. 사제 가문 레위인으로서 아론은 사제들의 조상에 해당하지만 여기서 맡은 대변인으로서 아론은 예언자의 전형에 해당한다. ‘예언자’를 뜻하는 ‘나비’(navi)는 앞날을 예언하는 역할을 맡은 사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대변하는 역할을 맡은 사람을 뜻한다.  


3. 드디어 이집트로 돌아갈 채비를 하는 모세(18~26)


모세는 더 이상 하나님 앞에서 핑계거리를 찾을 수 없었다. 결국 그는 작정을 하고 이집트로 돌아갈 채비를 한다. 장인에게 이집트로 되돌아가겠다고 말한다. 여기서 장인은 ‘르우엘’이 아니라 ‘이드로’로 소개된다. 장인에게 모세는 긴 말을 하지 않는다. 그저 이집트에 있는 친척들의 안부를 확인하고 싶다고만 말한다. 자신이 감당해야 할 몫을 아직도 공공연하게 이야기할 자신이 없었던 탓일까? 아니면 함부로 발설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탓일까? 아무튼 장인은 군말 없이 사위 모세가 길 떠나는 일을 받아들인다.

여기서 하나님께서는 다시 한 번 모세를 안도시킨다. 목숨을 노리던 파라오가 죽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며, 새로운 파라오 앞에서 당당할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모세에게 명하신다.


4. 이상한 이야기(24~26)


그런데 갑자기 이상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모세가 아직 이집트로 향한 것은 아닌 것 같은데, 길을 가다 숙소에 머물러 있을 때 하나님께서 모세를 죽이려고 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 무슨 얼토당토 않는 일인가? 온갖 핑계를 대며 도망치고자 하는 모세를 겨우 설득시켜 당신의 일을 맡게 해놓고, 정작 마음을 먹고 나니까 죽이려 하다니!

아마도 이 이야기는 모세가 이방 여인과 결혼하고, 그 자식들이 할례를 받지 않았다는 ‘불편한’ 전승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모세의 부인 십보라는 아들에게 할례를 행함으로써 위험에 처한 모세를 결과적으로 구해낸다. 아마도 성서 기록자는 이 일을 통해 모세가 마지막 관문을 통과함으로써 정당한 지도자가 되었음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 같다.


5. 형 아론과 만난 모세(27~31)


그리고 이어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계획을 실행하신다. 모세에게 약속했던 대로 형 아론을 모세에게 보낸다. 모세는 이 때 다시 하나님의 산에 머물고 있었다. 하나님의 소명을 수행하기 위해 마음을 가다듬고 있었을 것이다. 모세는 자기 앞에 나타난 형 아론에게 저간의 일을 다 말하고 난 후 함께 이집트로 떠난다. 이집트로 돌아가 이스라엘 백성의 장로들을 모아 이야기하니, 과연 그들은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것처럼 모세와 아론을 믿었다.  


* 다음 주제는 “이집트 왕 앞에 선 모세”(출애굽기 5:1~23)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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