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연구

[출애굽기 06] 이집트 왕 앞에 선 모세와 아론 - 5:1~27

작성자
최형묵
작성일
2008-05-22 09:29
조회
2205
천안살림교회 수요 성서연구 11 <출애굽기 읽기>  

2008년 4월 16일부터 / 매주 수요일 저녁 7:30

최형묵 목사


6 (5/21) 이집트 왕 앞에 선 모세와 아론(5:1~27)



1. 이집트 왕 앞에 선 모세와 아론(1~5)


백성들의 지지를 받은 모세와 아론은 드디어 이집트 왕 앞에 나선다. 모세와 아론은 파라오에게, 자기 백성을 내보내달라고 말한다. 여기서 모세와 아론은 그 백성을 내보내달라는 이유로 광야에서 절기를 지키고자 하는 목적을 댄다. 핑계 또는 위장전술인지는 분명치 않다. 그 말 자체로 볼 것 같으면 이집트에서 항구적으로 벗어나겠다는 의도를 드러내기보다는 하나님께 예배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셈이다. 파라오는 모세와 아론의 말을 비웃으며 일축한다. 자신이 알지도 못할뿐더러 자신이 섬기지도 않은 신의 이름을 대고 이스라엘 백성을 내보내달라니 가당치도 않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일차 요청을 거절당한 모세와 아론은 더욱 강경하게 파라오에게 요청한다. 요지는 동일하다. 그러나 더욱 구체적인 두 번째 요청에서 모세와 아론은 자기 백성의 절박한 상황을 호소함과 동시에 한편으로 파라오를 으르는 듯한 어조로 말한다. 사흘 길 광야에 나가 하나님께 예배를 드려야 하는데, 만약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하나님께 벌을 받을지 모른다고 한다. 이 말은 자신들의 절박한 처지를 호소하는 말인 동시에 그들을 부리는 파라오에 대한 간접적인 협박이 되는 셈이다. 이스라엘 백성이 질병을 겪거나 죽게 되면 결국 파라오의 노동력이 그만큼 손실을 입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강경한 이차 요청에도 파라오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파라오는 이 대목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 백성보다 많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실제 여부와 상관없이, 이 말은 예배 같은 것 드리지 않고 그렇게 노동을 하면서도 아무 탈 없이 번성한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의미일 것이다. 아니면 그렇게 많은 백성 가운데 일부가 탈이 난들 무슨 대수이겠느냐는 뜻일 수도 있다. 그러니 괜히 백성을 부추겨 엉뚱한 생각하지 말라고 잘라 말한다.              



2. 더욱 가혹한 노동에 시달리는 이스라엘 백성(6~21)


이스라엘 백성들이 직접 나선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지도자라는 모세와 아론이 엉뚱한 요구를 하는 것을 보고 파라오는 지나치지 않는다. 파라오는 모든 시대의 전제군주들과 똑같이 행동한다. 차제에 아예 이스라엘 백성들의 자유의 충동을 저지하려는 조치를 취한다. 노동조건을 더욱 까다롭게 만든다. 벽돌을 생산하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짚을 더 이상 공급하지 않고 자체 조달하게 하되, 생산량은 종전과 동일하게 하라고 명한다. 이스라엘 백성은 이집트인 감독관 아래 있는 이스라엘 사람 작업반장의 지시로 노동을 하고 있었다. 흔히 볼 수 있는 ‘효과적’인 노동통제 방식이다. 이집트인 감독들은 이스라엘 작업반장들을 다그쳤다. 노동조건이 확연히 달라진 상황에서 종전의 생산량을 달성할 리가 만무하였다. 이스라엘 작업반장들은 파라오에게 나서 항의하며 요청한다. 그들의 요청이 파라오에게 수락될 리가 없다. 파라오는 예배를 드리겠다는 핑계로 태업을 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이스라엘 작업반장들을 돌려보낸다.

곤경에 빠진 것을 안 이스라엘 작업반장들은 마침 마주친 모세와 아론에게 원망을 쏟아낸다. 모세와 아론이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드는 바람에 자신들이 더 심한 곤경에 빠지게 되었다고, 그들이 하나님의 저주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악담을 퍼붓는다. 결국 파라오의 목적은 아주 효과적으로 달성된 셈이다. 파라오는, 이상한 명분으로 백성을 충동질하는 모세와 아론을 그 백성과 분리시킴과 동시에 이스라엘 백성을 더욱 효과적으로 통제하게 되었다.        



3. 하나님께 호소하는 모세(22~23)


애초 백성들에게 신뢰를 얻고, 파라오 앞에서 당당하게 말하는 것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한순간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파라오는 벽창호요, 백성들은 원망의 야유를 보내는 상황이 되었다. 모세는 믿고 떠나라 했던 하나님이 원망스러워졌다. 모세는 파라오 앞에서 하나님의 이름으로 말한 뒤 오히려 백성들이 더 괴로움을 당하게 된 사정을 하나님께 호소한다. 하나님은 어째서 꿈쩍도 하지 않으시냐고 탄식한다. 모세는, 하나님께서 백성을 구해내시되 그 과정이 결코 녹록치는 않을 것이라고 한 말씀을 이 상황에서 환기할 여력이 없다. 그저 당장 부딪힌 상황이 괴롭고 하나님이 원망스러울 따름이다.


* 다음 주제는 “다시 모세를 부르시는 하나님”(출애굽기 6:1~27)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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