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연구

[출애굽기 08] 이집트 왕과의 대결 - 6:28~7:25

작성자
최형묵
작성일
2008-06-04 23:14
조회
2065
천안살림교회 수요 성서연구 11 <출애굽기 읽기>  

2008년 4월 16일부터 / 매주 수요일 저녁 7:30

최형묵 목사


8 (6/4) 이집트 왕과의 대결 (6:28~7:25)



1. 모세와 아론을 다시 독려하시는 하나님(6:28~7:7)


잠시 족보 이야기가 등장한 다음, 이야기는 다시 긴장감을 자아낸다. 하나님은 모세와 아론을 불러 다시 바로에게 나설 것을 명하신다. 모세는 자신의 처지를 다시 아뢰며 하나님께 호소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더욱 단호하다. 모세를 마치 파라오 앞에서 하나님과 같이 만들어주시겠다고 하시며, 모세의 형 아론의 역할에 대해서도 더욱 더 분명하게 일러 주신다.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백성의 구출 계획을 더욱 힘주어 강조한다. 드디어 때가 왔다는 것을 알리고 있는 셈이다. 그 때 모세의 나이 여든이었고, 아론의 나이는 여든셋이라고 했다. 성서의 기록자는 앞에서는 족보를 통해 이 인물들의 비중을 강조했듯이, 이 대목에서는 그들의 나이를 언급함으로써 중대한 전환의 시점에 있음을 강조한다.        



2. 아론의 지팡이와 이집트의 마술사들(9~12)


하나님의 명을 따라 모세와 아론은 다시 파라오 앞에 나섰다. 하나님께서 분부하신 대로 아론은 파라오 앞에서 기적을 행한다. 그의 지팡이가 뱀으로 돌변하였다. 그러자 이집트의 마술사들이 똑같이 하였다. 팽팽한 대결이었다. 그러나 그 팽팽한 균형은 곧바로 무너진다. 아론의 지팡이가 변한 뱀이 나머지 뱀들을 다 잡아먹는다. 파라오는 그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 상황에서도 고집을 부리며 모세와 아론의 말을 듣지 않는다. 하나님께서 모세와 아론에게 몇 차례 이미 알려 주신 대로였다.



3. 첫 번째 재앙: 물이 피가 되다(13~25)


히브리 민중들의 탄식과 그 요청을 외면한 절대 권력자 파라오에게 징벌이 내린다. 하나님은 모세와 아론을 통하여 이집트의 모든 물길을 피로 물들인다. 하나님은 먼저 재앙을 예고하신다. 그러나 그 예고에도 불구하고 파라오의 마음이 바뀌지 않은 것 같다. 그 예고는 곧바로 현실이 된다. 이집트의 강물과 온 물길이 피로 물들어 물고기들이 죽고 이집트 사람들이 그 물을 마실 수 없게 되었다. 여기서 그 재앙으로 이스라엘 백성의 처지가 어찌되었는지에 대한 해명은 없다. 성서 기록자는 그 재앙이 하나님의 징벌로 이집트에 내렸다는 사실을 강조할 뿐, 그에 대한 해명은 별로로 하지 않는다. 아마도 이스라엘 백성은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전제하고 있을 것이다. 그 재앙의 범위가 어떻게 되었는지에 관한 묘사는 확실히 혼란스럽다. 모세와 아론의 지팡이를 통해 강물이 핏물로 변하는 재앙이 내려졌는데, 이집트의 마술사들도 그에 맞서 똑같은 행위를 한다. 이 재앙의 범위와 성격에 대한 묘사 자체가 혼란스러운 것인지, 아니면 지금 자신들 앞에 닥친 재앙을 ‘어린애 장난’쯤으로 아는 이집트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강조하는 것인지 다소 헷갈린다. 그러나 가만 들여다보면 본문은 그렇게 피장파장이 되었으니 이번에도 지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파라오의 태도를 강조하고 있는 것 같다. 파라오는 ‘너희들이 한다면 우리도 한다’는 태도로 마음을 바꾸지 않는다. 결국 다소 혼란스러워 보이는 이 대목은 사태의 본질을 전혀 이해하고 있지 못하는 절대 권력자의 어리석음을 강조하고 있다. 꼭 요즘 이명박을 보는 것 같다. 파라오는 아무 일 없는 듯이 궁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그의 백성은 심각한 지경에 빠져 있다. 강물을 마실 수 없어 강 주변에 우물을 파 식수를 구하고자 하였으나 아마도 신통한 결과를 얻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물이 피로 변한 재앙은 앞으로 이어질 여러 가지 재앙의 서곡인 셈이지만 매우 중요한 뜻을 함축하고 있다. 생명의 근원인 물, 그리고 생명 그 자체인 피가 부패한 상황이다. 절대 권력은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을 죽음으로 내몬다. 자연을 황폐화시킬 뿐 아니라 그 안에 살아가는 사람들을 죽음의 상황으로 내몬다. 이어지는 재앙들은 그 권력이 자기를 지키려 하면 할수록 계속되는 죽음의 상황을 보여준다.  



* 다음 주제는 “이집트 왕과의 대결 II”(출애굽기 8:1~32)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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