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연구

[출애굽기 11] 권력의 파국, 히브리 노예들의 탈출 - 11:1~13:22

작성자
최형묵
작성일
2008-07-09 21:45
조회
2061
천안살림교회 수요 성서연구 11 <출애굽기 읽기>  

2008년 4월 16일부터 / 매주 수요일 저녁 7:30

최형묵 목사


11 (7/9) 권력의 파국, 히브리 노예들의 탈출 (11:1~13:22)



1. 마지막 재앙의 예고(11:1~10)


파국을 뜻하는 캄캄한 어둠의 재앙이 내려도 고집을 꺾을 줄 모르는 파라오에게 마지막 결정적 재앙이 예고된다. 그 마지막 재앙은 치명적이고 결정적인 것이었다.

그 재앙을 내리기에 앞서 하나님께서는 백성에게 명한다. 마침내 이집트 땅을 떠날 때 빈손으로 떠나지 말고 이집트 사람들에게 금붙이와 은붙이를 요구하도록 명한다. 종살이 한 사람을 내볼 때 빈손으로 돌려보내지 않는 것이 이스라엘의 관례였다(참조. 신명기 15:13). 종살이한 이스라엘 사람들이 보상을 요구한 것은 당연한 권리였다. 이집트 사람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호감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통치자 파라오보다 그 백성이 훨씬 현명하다는 것을 말한다.

모세는 마침내 파라오 앞에서 마지막 재앙을 경고한다. 그것은 파라오의 맏아들을 비롯하여 이집트 온 땅의 처음 난 것들이 죽게 되는 재앙이었다. 처음 난 것들은 생명력을 상징하는 것으로, 그 처음 난 것들의 죽음은 그 사회 자체의 근간이 완전히 무너지는 것을 뜻한다. 그 경고 앞에서도 파라오는 요지부동이다.


2. 유월절과 무교절의 유래(12:1~28)


파라오에게 치명적인 재앙이 예고된 다음, 성서는 그 재앙에 이어진 탈출을 기념하는 절기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재앙을 면하고 탈출한 것을 기념하는 유월절과 무교절을 어떻게 지켜야 할지 설명하고 있다. 아마도 이 절기들은 아주 오래 전부터 지켜져 온 절기들이었을 것이다. 성서는 그 절기들을 이스라엘의 특별한 역사적 사건과 결부시켜 그 의미를 재해석하고 있다. 일종의 풍요제에 해당한 절기들이 역사화된다. 이 절기는 오늘날까지도 유대인들에게 지켜지고 있으며,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성만찬의 형태로 전승되고 있다.  

아론에게 명하는 형식으로 선포된 유월절과 무교절 규례에 이어, 첫 번째 유월절을 시행하도록 선포된다. 마지막 재앙이 이집트 온 땅을 덮칠 때 희생양의 피를 문설주에 바른 이스라엘 사람들은 그 재앙을 면하게 될 것이다. 하나님의 보호의 손길이 내리는 밤이요 동시에 종살이로부터의 탈출의 밤이기도 한 그날 밤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대대로 기억되었다.        


3. 처음 난 것들의 죽음과 이스라엘의 이집트 탈출(12:29~42)


마침내 이집트 땅에 마지막 재앙이 내렸다. 이집트 땅에는 초상당하지 않은 집이 하나도 없었다. 그제서야 파라오는 이스라엘 백성을 떠나도록 허락한다. 이스라엘 백성은 정당한 보상을 받고 이집트 땅을 떠난다. 이 대목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그 보상을 순순히 받은 것인지 아니면 강제로 이행한 것인지 다소 혼란스럽다. 아마도 ‘물건을 빼앗아 가지고 떠났다’는 표현은 일종의 응징의 의미를 강조하는 것 같다.

질기게도 고집을 꺾지 않은 파라오도 끝내 포기하고 이스라엘 백성을 내어 보내도록 한 것은 재앙의 치명적 성격 때문이었다. 그 재앙은 파라오에게 자기 자식마저 죽음에 이른 재앙이었다는 점에서 권력자 자신에게까지 직접적으로 위해가 되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앞서 말한 대로 그 재앙은 사회적 근간을 무너뜨리는 재앙이었다.

오늘 이명박은 국민들의 요구를 질기게도 무시하고 있다. 총칼보다 돈의 위력이 더 무서운 것 같다. 전두환도 국민 앞에 항복을 했는데, 이명박은 국민에게 항복할 줄 모른다. 탈법적인 총칼보다 합법적 성격을 띤 자본이 더 무섭다. 도대체 이명박에게 가할 수 있는 ‘마지막 재앙’은 무엇일까? 그것은 결국 자본의 위력을 무력화시키는 길인 것 같다. 당장 어떻게? 소비자의 불매운동과 대자본을 등에 업은 언론을 무력화시키는 운동이 그 현실적 방법 아닐까?


4. 맏이 봉헌(12:43~13:16)


파라오의 완고한 권력의지를 꺾고 탈출에 성공한 이스라엘 백성에게 그 뜻을 기리는 절기의 의미가 다시 강조된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께서 그 백성을 이끌어낸 일을 기억하여 유월절과 무교절을 지켜야 했다. 이 대목에서는 한 가지 규례가 더 추가되었다. 그 절기를 지킬 때 맏이를 봉헌하도록 한 것이다. 이집트의 맏이들이 죽음에 이르는 상황에서도 이스라엘의 맏이들이 보호를 받았던 사실을 이 규례는 강조한다. 절기의 의미를 더욱 철저하게 역사화시킨 것이다.      


5. 탈출(13:17~22)


더 이상 버틸 힘을 상실한 파라오를 뒷전으로 하고 이스라엘은 탈출에 성공한다. 밤에는 불기둥의 인도를, 낮에는 구름 기둥의 인도를 받은 이스라엘 백성은 마침내 가나안 복지를 향한 해방의 장정에 오른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이 탈출한 경로는 지름길이 아니라 광야를 경유한 우회로였다. 성서는 불레셋 사람들이 사는 해안 지름길을 따라 가다가 전쟁이라도 치르면 이스라엘 백성이 지레 겁먹고 이집트로 되돌아갈 것을 염려하여 우회로로 인도하였다고 전한다.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은 가나안 복지에 이르기까지 많은 전투를 치르는 것으로 성서는 전하고 있지만, 전투 경험이 없는 노예들로서 이제 막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처지를 생각하면 나름대로 합리적인 설명이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사연은 다른 데 있다. 이 사실은 지름길이 없는 역사적 현실을 말해 주고 있으며, 자유의 소중함을 자기 몸과 마음에 새기는 여정의 소중한 의미를 강조한다(참조. 신명기 8:1~3).



* 다음 주제는 “홍해를 건너다”(출애굽기 14:1~31)입니다.
전체 0
천안살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