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연구

[창세기 48] 형제들 앞에 자신의 정체를 드러낸 요셉 - 창세기 45:1~28

작성자
최형묵
작성일
2008-02-20 21:28
조회
2304
천안 살림교회 수요 성서연구 10 <창세기 읽기>  

2006년 6월 21일부터 / 매주 수요일 저녁 7:30

최형묵 목사



48 (2008. 2/20) 형제들 앞에 자신의 정체를 드러낸 요셉  - 창세기 45:1~28



1. 정체를 밝힌 요셉과 형제들의 화해(1~15)


형제들에 대한 요셉의 마지막 시험은 끝났다. 막내 베냐민에 대한 형제들의 우의를 확인한 요셉은 이제 형제들이 과거의 잘못을 진정으로 뉘우치고 있다고 확신한다. 요셉은 복받쳐 오르는 감정을 억누를 수 없었다. 주위를 모두 물리친 요셉은 한동안 대성통곡을 하고 자신의 정체를 형제들 앞에 밝힌다. 요셉은 형제들 앞에서 이제 더 이상 권력자가 아니었다. 동등한 형제의 자리에 선다. 형제들은 대경실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 형제들을 요셉은 안도시킨다. 믿지 못하겠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 형제들 앞에서 요셉은 형제들 사이에 일어난 과거의 불행한 일을 언급한다. 그것은 형제들의 과오에 대해 문책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진실을 확인하는 절차일 뿐이었다. 요셉은 서둘러 형제들에게 걱정하거나 자책하지 말 것을 당부하며, 그 모든 과정이 하나님의 섭리를 따른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 하나님의 섭리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과정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 모든 과정은 장차 앞날을 예비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하나님이 크나큰 구원을 베푸셔서 형님들의 목숨을 지켜 주시는 것이고, 또 형님들의 자손을 이 세상에 살아남게 하시려는 것입니다.”(7절) 이 말은 요셉 이야기의 절정에 해당하는 이야기로서, 구약성서의 중요한 하나의 신학적 동기를 함축하고 있다. 여기서 하나님은 인간의 모든 잘못과 어리석음에도 불구하고 선한 목적으로 인간을 인도하시는 분이다. 사랑과 화해의 하나님, 참 따뜻한 하나님이다. 요셉 이야기는 전반적으로 그와 같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밑바탕으로 깔고 있다. 그 하나님에 대한 믿음은 계속해서 성서의 중요한 동기를 이룬다.

형제들을 안도시킨 요셉은 매우 구체적인 제안을 한다. 앞으로도 가뭄이 5년 동안이나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아버지와 형제들이 이집트의 고센지역에서 자리를 잡고 살아가도록 한다. 요셉은 막내아우 베냐민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또한 숨기지 않는다. 먼저 베냐민을 얼싸안고, 이어 모든 형제들과 일일이 부둥켜안고 눈물을 쏟는다. 형제들이 완전하게 화해하는 감동적인 장면이다.


2. 파라오의 배려와 형제들의 귀향(16~24)


파라오의 궁전에서 이 소식을 듣고 파라오와 그 신하들도 기뻐한다. 파라오는 형제들과 그 아버지를 위하여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모든 가족이 편안하게 이집트 땅에 이주하여 살아갈 수 있도록 모든 배려를 다한다. 파라오의 그 아낌없는 배려는 당연히 이집트에서 요셉의 지위를 반증한다. 하나님의 사람 요셉은 사실상 이집트의 구원자와도 같은 존재였기 때문이다. 앞에서 ‘파라오의 아버지’ 또는 ‘파라오의 온 집안의 최고 어른’이라는 표현(8절)은 그와 같은 요셉의 지위를 말한다.

아버지를 모셔오도록 형제들을 돌려보내면서도 요셉은 혹시나 형제들 사이에 어떤 불화가 벌어지지 않을까 염려한다. 물론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잘못을 범하리라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혹시라도 자책을 하면서 서로 마음 상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 염려하는 것이다. 그래서 “가시는 길에 서로들 탓하지 마십시오.”라고 신신당부한다.


3. 요셉의 소식을 전해들은 아버지 야곱(25~28)                


이집트 땅을 떠나 고향 가나안 땅에 돌아온 형제들은 자초지종을 아버지 야곱에게 말한다. 야곱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어안이 벙벙해졌다. 그것은 자식들을 못 믿어서가 아니라 도무지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기에 믿기지 않았던 탓이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자식 요셉이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인데, 그 자식이 이집트의 총리까지 되어 온 가족의 목숨을 구해주는 지위에 있다는 것은 믿기 어려운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 아들이 보냈다는 수레들을 보고서 야곱은 그 사실을 믿고 주저하지 않은 채 이집트로 떠나기로 마음먹는다.

앞서 말한 대로 이 이야기는 요셉 이야기 가운데서도 가장 극적인 대목으로서,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 따뜻한 하나님의 손길을 강조한다. 여기서 하나님은 자연적인 재해 가운데서 인간을 구해 줄 뿐 아니라, 인간들 사이의 불화 역시 극복하게 온전하게 화해하게 하시는 분으로 모습을 드러내신다.



* 다음 주제는 “야곱 가족의 이집트 이주”(창세기 46:1~34)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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