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연구

[성서의 맥 28] 인간의 고통과 기쁨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 지혜서(잠언, 욥기, 전도서)

작성자
최형묵
작성일
2006-07-09 20:22
조회
2290
천안살림교회 2005-2006년 주일 청장년부 교육 1

성서의 맥 / 매주 일요일 12:00-30

최형묵 목사


28 (7/9) 인간의 고통과 기쁨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 지혜서(잠언, 욥기, 전도서)


1. 지혜문학


구약의 다른 모든 책들이 ‘신앙고백적’ 입장에서 씌어진 책이라면, 지혜서는 그 출발점이 ‘신앙’이라기보다는 인간의 ‘이성’과 ‘경험’이다. 그러나 물론 그 종착점에서는 신앙적 입장과 만난다(지혜문학의 이스라엘 토착화). 구약의 지혜문학은 이스라엘 자생적인 것이라기보다 고대근동 세계(이집트, 바빌로니아 등)에서 일찍부터 발전된 것으로 고대의 ‘철학’이었고 고대의 지성적 활동의 집합이었다. 고대의 현자/지혜인들은 왕실 관료로서 역할한 사람들이며 이들이 주도한 교육기관을 통해 지혜문학은 발전하였다. 이스라엘에 이러한 지혜문학이 들어온 때는 다윗과 솔로몬 왕 때, 특히 솔로몬 왕 때였다. 솔로몬이 ‘지혜의 왕’으로 불리는 것도 이런 사연 때문이다.


2 지혜서


1) 잠언

잠언은 내용상 대개 ‘실용적 지혜’와 ‘신학적 지혜’로 구별된다.  

<구조>   1-9장 신학적 지혜가 주축

          10-22:16 실용적 지혜

          22:17-24:22 고대 이집트 지혜문학에서 인용한 내용 첨가    

          25:29장 실용적 지혜가 주축

          30-31장 외국의 지혜문학 수록

실용적 지혜는 하나님을 경외하면서 바르고 의롭게 사는 삶의 지혜를 가르친다. 그 저변에는 인과의 법칙이 깔려 있고 그 결과 또한 대단히 현세적이고 구체적이다. 그러나 실용적 지혜에서도 모든 인간은 하나님 앞에 선 존재라는 것을 전제하는 신학적 측면이 강조되어 강한 사회윤리성을 포함한다(가난한 자에 대한 관심 등).

신학적 지혜란 지혜 자체를 독립적인 실재로 보아 ‘인격화’(여인으로의 인격화)의 단계를 거쳐 ‘신격화’로 발전한 것을 말한다. 인간의 이성에서 출발한 지혜문학 운동이 이스라엘에서 신앙고백으로 발전된 것이다.


2) 욥기

이스라엘의 사변적 지혜문학의 대표격은 욥기와 전도서이다. 이 책들은 고대근동의 여러 나라의 지혜문학이 다루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삶에서 제기되는 보편적인 문제들을 다룬다. 그러나 해결과 결론은 이스라엘의 고유한 신앙의 틀 안에서 찾고 있다.

‘바빌로니아의 욥기’와 내용이 유사하며, 또한 이집트의 지혜문학인 ‘농부의 항변’과 ‘자살에 관한 논쟁’ 등과 유사한 욥기는 문학적으로나 신학적으로 최대의 걸작품이다(루터: “성서 안에서 가장 웅장하고 아름다운 책” / 테니슨: “인간이 쓴 시 중에서 가장 위대한 시” / 칼라일: “성서 안팎에서 욥기에 비견할 만한 책은 없다”). 이 책은 의인의 고난(하나님은 왜 의로운 사람이 고통당하게 하는가?), 고난의 신비(왜 인간은 고통당하는가?), 신정론(하나님께서 하시는 모든 일은 정당한가?), 신앙의 본질 문제(인간은 이기적인 동기 없이 하나님을 믿을 수 있는가?), 하나님과 인간과의 관계(피조물인 인간이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의 비밀을 알 수 있는가?) 등등의 문제를 다룬다.


3) 전도서

히브리어 Koheleth/Qoheleth은 ‘전도자’ ‘설교가’를 뜻하는데, 희랍어 칠십인역에서 Ekklesiastes로 번역되었고 영어 책 이름의 기원이 되었다.              

전도서의 주제는 ‘허무’이다. 그러나 허무주의를 전파하려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하나님과 유리된 ‘인간중심적’인 가치와 그것을 얻기 위한 노력이 헛되다는 것을 전하려는 것이다. 전도서는 오히려 삶은 하나님께서 허락해 주신 것으로 과욕을 피하고 절제하면서 열심히 일하며 사는 삶이 아름답다는 것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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