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연구

[도마복음서 13] 깨달음의 열쇠(38~40절)

작성자
최형묵
작성일
2012-09-26 22:54
조회
1116
천안살림교회 2012년 수요 성서연구

도마복음서 읽기 / 매주 수요일 저녁 7:30

2012년 9월 26일 / 최형묵 목사


제13강 깨달음의 열쇠(38~40절)



38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은 내가 지금 여러분에게 하고 있는 이런 말을 듣고 싶어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누구에게서도 이런 말을 들어볼 수 없었습니다. 이제 여러분이 나를 찾아도 나를 볼 수 없게 되는 날이 올 것입니다.”

39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이 깨달음에 이르는 열쇠들을 가져가 감추었습니다. 그들은 자기들도 들어가지 않고, 들어가려는 사람도 들어가지 못하게 했습니다. 여러분은 뱀같이 슬기롭고 비둘기같이 순진하십시오.”

40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포도줄기가 아버지와 떨어져 심어져, 튼튼하지 못하기에 뿌리째 뽑혀 죽고 말 것입니다.”    

- 오강남, <또 다른 예수>에 실린 본문


38. (* 유사병행구: 마태 13:16~17, 누가 10:23~24, 17:22, 요한 7:33~34)

* 찾아도 볼 수 없게 되는 때: 우선 이 구절은 긍정적인 시인으로부터 시작함. 듣고 싶기를 갈구했지만 누구에게도 들을 수 없었던 말을 지금 당신에게서 들을 수 있다는 것. 이 말은 제자들의 갈구와 동시에 그 요구에 응답하는 예수님의 자신감을 말함. 그야말로 혼연일체가 되어 행복한 상태라 할 수 있을 것. 그러나 이어지는 이야기는 그것이 어긋나는 사태를 말하고 있음. 지금 보고 있으나 장차 보지 못하게 되는 사태는 모든 신화와 종교적 사화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모티프. 복음서의 다른 병행구들은 이를 종말론적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음. 그러나 도마복음서의 일관된 맥락에서 볼 때, 이는 내적인 깨달음에 이르고자 하는 길이 어긋나는 사태를 말하는 것. 여전히 강렬한 갈구를 갖고 있되 그것이 정곡을 향하지 못하고 엉뚱한 방향으로 향하는 사태. 많은 종교인들의 실상이 그런 것 아닐까?


39. (* 유사병행구: 마태 23:13, 누가 11:52)

* 깨달음의 열쇠: 도마복음서는 바리새인들을 포함한 유대인 지도자들을 적대적으로 언급한 경우가 매우 드믊(이 구절과 102절). 이 구절 역시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의 잘못을 언급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결국 겨냥하는 것은 제자들이라고 할 수 있음. 어쨌든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의 잘못을 언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잘못이 무엇인지 헤아려야 할 것. 그들의 잘못은 깨달음의 열쇠를 감추고 있어 자신들도 깨달음에 이르지 못하고 깨달음에 이르려는 사람들도 이르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는 것. 깨달음의 열쇠를 감췄다는 것은 아예 무지하다는 것은 아님. 알고 있으되, 알고 있는 그것을 활용하지 않는다는 것. 지식의 독점과 은폐. 세속적 이익과 이기적 욕망을 정당화하는 종교적 열정과 순종을 가르치고 있지만 진정한 깨달음에 이르는 길은 가르치지 않는 종교. 그 길을 가로막는 것은 가로막는 자들 역시 그 길을 걷지 않는다는 것을 말함. 현존의 질서를 유지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깨달음에 이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골치 아프기 때문^^. 그러나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그 과오에 빠지지 말 것을 역설. 뱀과 같이 슬기롭고 비둘기 같이 순진함으로써 그 길에 이를 수 있다고 가르침. 뱀과 비둘기의 상징은 전혀 모순되는 것이 아님. 뱀은 지혜와 생명력, 그리고 거듭남을 상징. 비둘기는 순결과 평화 등을 상징하지만 성서에서는 곧잘 성령을 상징(누가 3:22, 마태 3:17). 곧 이 이야기는 진정한 거듭남으로 순결한 상태에 이르는 깨달음을 말함.

* 나그함마디 문서 가운데 <빌립복음서>의 한 대목: “믿음은 우리의 토양, 우리가 거기에 뿌리를 내리고, 소망은 우리의 물, 우리가 그것으로 양분을 얻고, 사랑은 공기, 우리가 그것으로 자라고, 깨침은 빛, 우리가 그것으로 익게 됩니다.”(79: 25~31)


40. (* 유사병행구: 마태 15:13, 요한 15:6)

* 아버지와 떨어진 포도나무: 근원적인 주체와 분리된 개별적 주체의 실상. 다른 복음서의 병행구들도 그 근본 뜻에서는 도마복음의 이 구절과 크게 다르지 않음. 다만 마태복음의 경우 이 말이 바리새인들을 겨냥하고 있는 반면 도마복음서는 제자들을 겨냥하고 있음. 그런 사태에 이르지 않도록 경계하는 교훈.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찾아도 만나지 못하게 되는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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