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연구

[도마복음서 15] 가시나무에서 포도가 날 수 없고(45~48절)

작성자
최형묵
작성일
2012-10-17 22:01
조회
1080
천안살림교회 2012년 수요 성서연구

도마복음서 읽기 / 매주 수요일 저녁 7:30

2012년 10월 17일 / 최형묵 목사


제15강 가시나무에서 포도가 날 수 없고(45~48절)



45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가시나무에서 포도를 딸 수 없고, 엉겅퀴에서 무화과를 얻을 수 없습니다. 이런 것들은 좋은 과일을 맺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좋은 사람은 그의 곳간에서 좋은 것을 가져오지만 나쁜 사람은 그 마음속에 있는 그의 곳간에서 나쁜 것을 가져옵니다. 그 마음에 가득 넘치는 것에서 나쁜 것을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46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아담으로부터 세례 요한에 이르기까지 여자에게서 난 사람 중 세례 요한보다 위대한 사람이 없습니다. 따라서 그는 누구 앞에서도 고개 숙일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나는 여러분에게 말했습니다. 여러분 중 누구나 어린아이처럼 되면 그 나라를 알게 되고, 또 요한보다 더욱 위대하게 됩니다.”

47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이 한꺼번에 두 마리 말을 탈 수 없고, 두 개의 활을 당길 수 없습니다. 하인이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는데, 한 주인을 존경하면 다른 주인을 경시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오래 익은 포도주를 마시고 곧바로 새 포도주를 마시지 않습니다. 새 포도주는 헌 가죽부대에 넣지 않습니다. 새 포도주가 헌 가죽부대를 터뜨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래 익은 포도주를 새 가죽부대에 넣지 않습니다. 포도주가 망가지기 때문입니다. 낡은 천 조각으로 새 옷을 깁지 않습니다. 그것이 새 옷을 찢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48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한 집에서 두 사람이 서로 화목하고, 그들이 산을 향해 ‘여기에서 옮겨가라!’라고 하면 그것이 옮겨갈 것입니다.”                

- 오강남, <또 다른 예수>에 실린 본문


45. (* 유사병행구: 마태 7:16~20, 12:33~35, 누가 6:43~45)

* 가시나무에서 포도가 날 수 없고...: 당시의 속담을 들어 깨우침을 주는 말씀. ‘마음속에 있는 곳간’이라는 말이 시사하듯, 내면에 축적된 것이 외면으로 표출되는 것을 말함. 한 측면에서 인간관계(사회)의 관행 내지는 구조적 법칙성을 말할 수 있지만, 결국 인간사회의 모든 일들은 인간들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근원적으로 인간 내면의 문제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할 수 있음. 그것이 좋은 것일 수도 있고 나쁜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은 선택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 또한 곳간이라는 말이 시사하듯, 그것은 일련의 축적과정을 뜻함. 단박에 깨달음이냐[頓] 점진적인 수련이냐[漸] 할 때 본문은 후자에 가까움.


46. (* 유사병행구: 마태 11:11, 누가 7:28)

* 여자가 낳은 사람 / 어린아이: ‘여자가 낳지 않은 사람을 경배하라’는 15절의 의문을 풀어주는 말씀. 이 본문에서는 ‘여자가 낳은 사람’과 ‘어린아이’가 역접의 관계를 이루고 있음. 통념으로 봐서 어린아이야말로 여자가 낳은 것임에 분명한데, 이렇게 역접의 관계로 말하고 있는 것은 서로 다른 차원을 겨냥하고 있다는 것을 말함. 여자가 낳은 사람 가운데 가장 위대한 사람은 세례 요한. 여기서 예수님은 세례 요한의 존재를 결코 폄하하지 않음. 그러나 그보다 더 위대한 사람이 있을 수 있는데 그 존재는 ‘어린아이’와 같은 사람. 이는 도마복음서가 누누이 강조하는 모티프. 원초적 합일의 상태로서 인간. 다른 복음서에서는 세례 요한이 물로 세례를 준 것과 대비되는 의미로 불과 성령으로 주는 세례를 강조. 물로 세례를 받는 것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지만 불과 성령으로 세례를 받는 것은 그와는 질적 차원을 달리하는 것이라는 것을 뜻함. 도마복음서의 이 구절은 그와 관련하여 이해할 수 있을 것. 이 때 대비되는 초점은 무엇일까? 율법 앞에서 의인이었던 세례 요한보다 더 위대한 근본적 거듭남의 경지, 곧 내면적 각성에 이르는 사람이 되도록 촉구하는 것.


47. (* 유사병행구: 마태 6:24, 누가 16:13 // 누가 5:39, 마가 2:22, 마태 9:17, 누가 5:37~38)

* 양립할 수 없는 경우: 여러 가지 속담을 총동원하여 깨우침을 주고 있는 말씀. 말을 타는 이야기는 도마복음서에만 나오고, 두 주인에 관한 이야기는 돈과 하나님에 관한 교훈으로 다른 복음서에 나오고, 포도주와 가죽부대 이야기, 그리고 천 조각과 옷 이야기는 다른 복음서에서 낡은 것에 대해 새것을 강조하는 문맥에 나옴. 그런데 도마복음서는 꼭 새것과 낡은 것의 대비를 강조하는 의미로서보다는 양립할 수 없는 두 가지의 경우를 강조하는 의미로 여러 가지 속담이 활용하고 있는데, 말미에 천 조각과 옷 이야기를 하면서 다른 복음서와 달리 낡은 천 조각으로 새옷을 기움으로써 새 옷을 버리지 말라고 함으로써 낡은 것과 새 것을 대비하고 있음. 깨달음을 추구하지 않는 삶과 깨달음을 추구하는 삶의 질적 차이. 정진. “쟁기를 잡았으면 뒤를 돌아보지 말아야 한다.”(누가 9:62)


48. (* 유사병행구: 마태 18:19 // 마태 21:21, 마가 11:23)

* 한 집안에서 두 사람이 화목하면...: 각기 초점이 다른 병행구들이 다른 복음서에 나옴. 마태복음서에는 두 사람의 합심을 강조하고, 마태복음의 또 다른 구절과 마가복음의 병행구는 믿음이 일으키는 기적을 강조하고 있음. 마태가 두 사람의 합심을 말한 것은 공동체적 결속을 강조하는 의미를 지님. 반면에 도마가 한 집안에서 두 사람이 화목하는 경우를 말한 것은 공동체적 결속보다는 개별 인간의 내면의 일치를 강조하는 뜻. 도마복음서에서 ‘집’은  우리 몸을 일컫는 경우가 많음(71, 78, 103절 등). 원초적 융합, ‘제나’와 ‘얼나’의 합일. 성령을 모독하지 않는다는 것과 같은 의미. 산을 움직인다는 것은 모든 것을 다스리게 되는 차원을 말함(2절). 이를 초자연적 기적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면 도마복음의 뜻을 거스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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